유재유, “LG팬 아버지로 야구시작...LG는 운명”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6.01.23 10: 20

LG 신인 유망주 유재유, LG팬 아버지의 스파르타식 지도받으며 야구 입문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선발투수가 되는 게 목표. LG는 내 운명”
LG 트윈스 신인 우투수 유재유(19)의 운명은 일찍이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른다. 유재유는 LG 광팬인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야구를 시작했고, 지난해 2차 1라운드 LG의 지명을 받았다. 덧붙여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였던 이상훈 코치의 지도까지 받으며 프로 데뷔를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일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유재유를 만나 이천에서의 생황, 야구공을 잡게 된 계기, 그리고 프로 데뷔를 앞둔 마음가짐 등을 들었다. 
유재유는 지난해 11월부터 이천 챔피언스파크에 입소, 웨이트와 보강훈련에 집중하고 있다. 유재유는 “확실히 프로는 다르다. 고등학교 때까지는 억지로 끌고 가는 게 있다. 프로는 자세와 일정 정도만 봐주고 모든 것을 스스로 하는 시스템이다. 예전부터 듣기는 했는데 확실히 프로는 부지런하고 스스로하지 않으면 안 되겠구나 바로 느꼈다”고 프로무대를 처음 경험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 유재유는 “또 인상 깊은 것은 이곳 시설과 시스템이다. 시설도 엄청 좋고 코치님도 많고 트레이너님도 많다. 정말 체계적이다. 그리고 여기 밥도 정말 맛있다. 효과도 크다. 확실히 힘이 붙었다. 똑같은 힘으로 던진다고 해도 고등학교 때랑은 공가는 게 다르다. 몸도 전체적으로 좋아졌다. 여기 와서 공 던지는 것도 ITP부터 다시 했다. 지금은 거리는 자유롭게 나가고 하프피칭 들어갈 정도의 몸까지 왔다”고 웃었다.  
충암고 출신의 유재유는 초등학교 3학년부터 야구를 시작했다. LG광팬인 아버지의 손에 이끌려 공을 던졌고, 결국에는 프로선수가 돼서 LG 유니폼을 입었다. 유재유는 “LG에 지명됐을 때 아빠가 정말 좋아하셨다. 사실 고등학교 때 프로 몇 팀이 나를 지켜보는 것을 알았다. 그 때 처음으로 프로에 갈수도 있겠다고 느꼈다. 아빠한테 LG 스카우트도 오셨다고 하니까 기뻐하시면서 제발 LG 갔으면 좋겠다고 했던 게 기억이 난다”고 지난해 8월 LG 지명됐을 때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유재유는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솔직히 지금까지는 어렸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 아빠가 정말 엄격하셨다. 심지어 중학교 1학년까지 한 번도 컴퓨터를 해본 적이 없다. 집에서 TV도 앉아서 못 봤다. TV를 봐도 아빠가 복근 운동과 튜빙을 시키셨다. 당시 내 인생은 야구와 집 밖에 없었다”고 힘들었던 과거를 떠올렸다. 
전환점은 어깨 수술이었다. 유재유는 “중2때 어깨 수술을 했다. 그 때부터 아빠가 유해지신 것 같다. 그 때 처음으로 컴퓨터도 잡아봤다. 오른쪽 어깨 수술을 했었는데 지금은 상태가 좋다. 중2부터 중3까지 일 년 동안 재활을 했다. 아무래도 투수를 시작하면서 이런 과정을 거친 것 같다. 중학교 올라가면서 본격적으로 투수를 했다. 당시 코치님이 투수와 포수 중 고르라고 했는데 투수가 멋있어 보여서 투수를 선택했다. 중1부터 투수와 1루수를 오갔고, 주로 투수로 뛰었다”며 “나는 사춘기도 없었다. 그 정도로 아빠가 무서웠다. 그런데 점점 크면서 하나씩 풀어주셨다. 돌아보면 아빠 덕분에 나쁜 길에 안 빠지고 여기까지 잘 온 것 같다”고 부모님께 고마움을 전했다. 
유재유는 이제는 야구팬인 아버지의 심정을 이해한다고 했다. “어릴 적부터 아빠는 집에서 매일 LG 야구를 보셨다. 우리 집은 아빠가 오시면 자동으로 LG 경기로 채널이 바뀐다. 비와서 LG 경기를 안 하면 다른 팀 경기 보신다. 그리고 주말 아침에는 메이저리그 보신다. 아빠와 함께 야구도 많이 했다. 초등학교 졸업하기 전까지 아빠랑 아침부터 캐치볼하곤 했다. 아빠 손에 이끌려 잠실구장도 많이 갔다. 이제 와서 생각해보면, 아빠의 유일한 낙이 야구인 것 같다”며 “LG에 입단할 때 가장 먼저 생각난 것도 아빠였다. 아빠가 얼마나 좋아하실지 생각하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이곳에 들어오고 나서는 아빠의 LG에 대한 관심이 더 커졌다. 어느 선수는 어떠냐는 게 아빠의 주된 질문이다. 주말은 집에서 보내는데 아빠는 내가 오는 토요일만 기다리고 계신다”고 말했다. 
유재유에게 멀리서 봤던 LG 선수들을 직접 본 소감을 묻자 “LG에 지명되고 나서 이병규 선배님이랑 오지환 선배님을 직접 보고 싶었다”면서 “요즘 이병규 선배님을 여기서 뵙고 있는데 확실히 대단하다. 혼자 뛰고 계셔도 아우라와 포스가 느껴진다. 우리 신인들끼리 이병규 선배님을 보면서 ‘멋있다. 대단하다’라고 말하곤 한다. 오지환 선배님은 역시 잘 생기셨다. 운동하는 모습도 굉장하다”고 답했다. 
유재유는 “이상훈 코치님이 LG에 온다고 기사 났을 때도 아빠가 바로 알려주셨다. 요즘은 아빠가 나보다 이상훈 코치님에 대한 관심이 더 크신 것 같다. 아빠가 항상 ‘너 복받은 거다. 잘 된 거다’고 강조하신다”며 “지명 당일 인터뷰에서 이상훈 코치님이 롤모델이라고 했었다. 근데 그 때는 이상훈 코치님이 두산에 계신 줄 몰랐었다. 이후 코치님이 LG로 오신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다. 일단 지금까지 코치님은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자고 하신다. 근데 코치님 말씀이 간단명료하다. 어렵지 않고 바로 알아듣기 쉽다. 코치님이 ‘여기서 다시 한 번 새롭게 죽어보자’고 하셨는데. 카리스마가 장난 아니구나. 정말 힘들겠구나 생각을 했다”고 했다.
LG 구단은 지명당시 유재유를 미래의 에이스로 봤다. LG 김현홍 스카우트 팀장은 지난해 8월 24일 신인 드래프트를 마친 후 “유재유는 신체조건이 좋고, 팔스윙도 길고, 굉장히 유연한 투수다. 고등학교 무대에서 146, 147km까지 나오고 있는데 프로 입단 1, 2년이 지나면 150km 이상을 찍을 것이라 보고 있다”며 “제구력도 좋고 경기도 어느 정도 운영할 줄 안다. 변화구로 체인지업 같은 쉽지 않은 구종도 잘 사용한다. 때문에 선발투수로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유재유는 이러한 자신의 평가에 대해 “선발투수에 대한 욕심은 당연히 있다. 선발과 불펜 중 내가 선택을 할 수 있다면 선발을 택할 것이다”며 “유연함도 장점이라고 본다. 그런데 너무 유연해서 걱정도 된다. 남들 5도 갈 것 10도 15도도 꺾인다. 그래서 더 보강운동과 웨이트에 집중해야 한다고 듣곤 했다. 중학교 때 수술할 때도 의사선생님이 보강훈련 많이 해야 한다고 하셨다. 지금껏 야구를 해왔지만, 어찌 보면 야구보다 몸에 더 신경을 많이 쓴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 정도로 공 던지는 것보다 몸과 관련된 운동을 많이 해왔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유재유는 프로선수로서 목표에 대해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선수가 되고 싶다. 이상훈 코치님처럼 오랫동안 팬들이 이야기하는 투수가 되는 게 목표다. 어릴적부터 아빠랑 잠실구장에 LG 응원하러 많이 갔었다. 그동안 잠실구장 마운드를 보기만 했었는데, 이제는 잠실구장 마운드에 오르는 이미지 트레이닝도 하고 있다. 떨릴 수 있겠지만 재미도 있을 것 같다. 내가 처음 나가면 관중들께서도 더 유심히 보실 것 아닌가. 기대가 된다”며 “나는 아빠 덕분에 야구를 시작했다. 그리고 LG팬도 됐다. LG 유니폼을 입은 것은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 drjose7@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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