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인 타자 업그레이드, 타고투저 심화 예고?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1.23 05: 58

테임즈 등 5명 재계약에 새 얼굴 가세
한화-두산, 타선 업그레이드 기대감
보유 규정 확대로 KBO 리그에 발을 내딛고 있는 외국인 타자들의 세가 올해는 더 거세질까. 적어도 지금껏 기록만 놓고 보면 그런 기미가 보인다. 검증된 선수들이 상당수 잔류를 선언한 상황에서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도 만만치 않은 힘을 뽐낼 기세이기 때문이다.

한화는 22일 메이저리그(MLB) 통산 5시즌 동안 71개의 홈런을 친 윌린 로사리오와의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계약금 30만 달러와 연봉 100만 달러를 포함, 총 130만 달러의 계약이다. 두산도 최근 트리플A 무대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던 닉 에반스와 협상을 벌이고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으며 조만간 계약이 완료될 전망이다. 이로써 KBO 리그 10개 팀의 외국인 타자 구성도 사실상 마무리됐다.
외국인 보유 한도가 하나 늘어남에 따라 외국인 타자들이 KBO 리그를 단체적으로 밟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시즌부터다. 공교롭게도 최근 2년 동안 KBO 리그는 역대급 타고투저의 광풍에 휘말렸다. 외국인 타자들이 한 몫을 거들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실제 지난해 에릭 테임즈(NC)와 야마이코 나바로(전 삼성, 현 지바 롯데)는 각자의 포지션에서 KBO 리그 역사에 남을 만한 시즌을 보냈다. 이는 각 구단들로 하여금 외국인 타자 선발에 절실함을 더해주는 계기가 됐다.
나바로가 일본 무대로 떠나기는 했지만 테임즈는 NC와 150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며 잔류를 선언했다. 2년간 좋은 활약을 펼쳤던 브렛 필(KIA, 90만 달러),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짐 아두치(롯데, 78만 달러), 정교함과 장타력을 모두 갖춘 앤디 마르테(kt, 85만 달러), LG의 핫코너를 지킨 루이스 히메네스(80만 달러)도 재계약에 성공했다. 이들은 한국무대에서 검증을 마쳤다는 점에서 기록이 급격하게 내려갈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기본은 해줄 수 있는 타자들이라는 뜻이다.
2014년 시즌을 마치고 재계약에 성공한 외국인 타자는 테임즈와 필, 나바로, 브래드 스나이더까지 4명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벌써 5명이 재계약을 했다. 이렇게 기초가 깔린 상황에서 새롭게 가세한 선수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가장 관심을 모으는 선수는 역시 로사리오다. 로사리오는 콜로라도 유니폼을 입고 2012년 28개, 2013년 21개의 홈런을 친 장타력이 있는 타자다. 쿠어스필드를 홈으로 썼다는 점, 최근 하향세가 다소 걸리기는 하지만 MLB 통산 장타율(0.473)은 KBO 리그를 밟은 타자로서는 가장 좋은 성적이다.
나바로를 잃은 삼성은 일본무대를 경험한 내야수 아롬 발디리스를 영입했다. 일본에서 오랜 기간을 뛴 만큼 아시아권 야구에 익숙한 것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지난해 외국인 타자로 재미를 못봤던 넥센과 SK도 교체 카드를 던졌다. 넥센은 최근 마이너리그에서 성적을 꾸준하게 끌어올리고 있었던 대니 돈을 영입했고, SK는 중앙 내야수 자원인 헥터 고메즈를 영입해 ‘제2의 나바로’를 꿈꾸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 타자로 득을 거의 못 봤던 두산도 에반스를 영입해 만회를 노린다. 지난해 두산을 거쳤던 잭 루츠와 데이빈슨 로메로는 팀 기여도가 국내 선수들보다도 못했다. 에반스가 일정 수준의 활약만 해줘도 플러스 요인이 있다. 이는 역시 외국인 타자 덕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한화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20홈런 이상을 친 외국인 선수는 7명으로 전체(24명) 대비 비중이 높았다. 올해는 그 비중이 더 올라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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