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우(삼성)는 2010년 데뷔 후 '포스트 오승환'이라 불리며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마운드의 세대 교체가 필요한 이 시점에 만년 기대주의 그늘에서 벗어나 포스트 오승환에 걸맞는 활약을 펼칠 수 있을까.
그에게 지난 시즌은 악몽과도 같았다. 뜻하지 않은 허리 통증으로 시작부터 삐걱거렸다. 설상가상으로 어깨까지 말썽을 부리는 등 투구 밸런스가 무너졌다. 1군 마운드에 11차례 올랐으나 승패없이 평균 자책점만 7.30을 기록한 게 전부. 초라한 성적표다.
김현우는 지난 시즌을 되돌아 보며 "평가라는 표현 자체가 무의미하다. 시즌 초반에 허리 통증에 시달린 뒤 뭔가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에 마음만 앞섰다. 그러다 보니 투구 밸런스까지 다 무너졌다. 모든 건 내 탓이다"고 아쉬워 했다.

현재 컨디션은 좋은 편. 지난 시즌이 끝난 뒤 대만 윈터리그를 통해 많은 걸 배웠단다. 동료들이 쉴때 대만 윈터리그에 참가해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올 시즌을 잔뜩 벼뤘다. 이것저것 시도도 많이 해봤고 "유레카!"를 외칠 만큼은 아니지만 기대 이상의 소득도 얻었다. 김현우는 대만 윈터리그에서의 좋은 흐름을 괌 1차 캠프에서도 이어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
투구할때 하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게 김현우의 가장 큰 단점. "성준 코치님께서 조언을 많이 해주셨는데 시즌 중에 투구 자세를 고친다는 게 마음처럼 쉽지 않았다. 전훈 캠프에서 새로운 마음으로 한 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김현우는 '포스트 오승환'이라는 수식어와 관련해 "이제 보여줘야 한다. 포스트 오승환이라는 이야기를 들을때마다 많이 답답하다. 최고의 찬사인데 그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니까. 하체 활용, 팔스윙 등 보완해야 할 게 많다. 이곳에서 코치님들께 많이 배우겠다"고 성공을 향한 열망을 드러냈다.
그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묻자 "지난해 잔부상에 시달렸는데 올해 만큼은 건강한 모습으로 야구에만 몰두하고 싶다. 그래서 2군이 아닌 1군에서 많이 뛰고 싶다. 이제 적은 나이도 아닌데 뭔가 보여줘야 한다"고 대답했다. 만년 기대주에 머물렀던 김현우가 대기만성의 새로운 사례가 될 것인가. 모든 건 그의 노력에 달려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