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MLB)라는 철저한 비즈니스 세계에서 흔히 찾아보기 어려운 계약이 나왔다. 외야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31)가 워싱턴의 5년 이상 장기계약 제안을 뿌리치고 뉴욕 메츠의 3년 계약 손을 잡았다. 옵트아웃 조항이 핵심이라는 평가다.
미 언론들은 23일(이하 한국시간) “메츠와 세스페데스가 3년 계약에 합의했다”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세스페데스는 앞으로 3년간 7500만 달러의 연봉을 받는다. 연 평균 2500만 달러 계약이다. 지불 유예 조건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사실 이 자체만으로도 큰 액수이기는 하다. 여기에 메츠 생활에 만족했던 세스페데스의 의중 또한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여진다. 그러나 워싱턴은 5년에 1억 달러에 가까운 계약을 조건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보통 선수들은 연 평균 금액이 조금 적더라도 장기계약을 선호하는 경우가 많다. 장기적인 페이롤을 생각해야 하는 구단은 그 반대다. 어쩌면 메츠가 세스페데스와의 계약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고도 볼 수 있다.

이런 이상한(?) 계약이 성사된 것에 대해서는 옵트아웃(잔여연봉을 포기하고 FA 자격을 획득) 조건을 핵심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세스페데스는 2016년 시즌, 즉 계약기간이 1년이 끝난 뒤 옵트아웃을 선언할 수 있는 조항을 넣었다. 계약 1년 뒤 옵트아웃 조항이 발효되는 계약이 그렇게 흔치는 않다. 세스페데스는 원할 경우 2016년이 끝난 뒤 다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미 언론들은 “2017년 FA 선수층이 그렇게 두껍지 않다. 세스페데스가 좋은 활약을 이어간다면 2017년 외야수 시장에서는 최상급 대우를 받을 수 있다”라고 점치고 있다. 세스페데스는 올해 2500만 달러가 넘는 연봉을 단기적으로 당긴 뒤, 내년에 다시 대형계약을 노려볼 수 있다. 반대로 장기적인 부담을 줄이려고 하는 메츠는 2500만 달러만을 세스페데스에 지불한 뒤, 그 후 유망주 성장이나 다른 영입을 통해 공백을 상쇄하는 그림을 그려볼 만하다.
한편 워싱턴은 불운한 처지가 됐다. 벤 조브리스트, 제이슨 헤이워드 등 야수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워싱턴은 세스페데스까지 놓쳐 이적시장에서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볼티모어의 우완 불펜인 대런 오데이 또한 볼티모어 잔류를 선언한 바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