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병기' 이영호를 상대로 짜릿한 역스윕 우승을 거두고 나서 무려 2073일이 흘렀다. 세월이 지났지만 매서운 그의 경기력은 여전했다. '불사조' 김정우가 '택신' 김택용을 제압하면서 6년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김정우는 23일 서울 대치동 아프리카TV 프릭업 스튜디오에서 열린 '반트 36.5 대국민스타리그(이하 대국민스타리그)' 김택용과 결승전서 상대의 의도를 일찌감치 파악하면서 경기를 지배, 3-1 완승을 거뒀다. 이 승리로 김정우는 생애 두 번째 우승과 함께 상금 3000만원을 거머쥐었다.
최근 철구와 내기에서 패하면서 눈썹을 밀었던 김택용의 실제 상대는 김정우. 결승전의 전초전 격인 눈썹내기에서 승리했던 김정우에게 이날 결승전은 자신감이 넘칠 수 밖에 없었다. 결승 전부터 김정우는 "4, 5세트는 준비하지 않았다"며 우승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비췄다.

자신감 만큼이나 김정우에게 승리의 여신도 웃어줬다. 김정우는 1, 2, 3세트 모두 한 번에 오버로드 정찰를 성공하면서 김택용의 의도를 파악했다.
첫 출발부터 김정우가 경기를 지배하기 시작했다. 김택용의 초반 질럿 견제를 무난하게 막아낸 김정우는 김택용의 앞마당 지역을 저글링과 히드라리스크로 차례대로 두들기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김택용이 부랴부랴 다크템플러를 생산해 한 차례 공격을 막아냈지만 김정우는 맵의 아래 지역을 장악하면서 자원 수급력에서 김택용을 크게 앞서나갔다.

벌어진 자원력은 결국 승패를 갈리게 만들었다. 김택용이 현란한 컨트롤로 김정우의 공세를 막아냈지만 하이템플러에서 쓸 수 있는 사이오닉 스톰의 숫자보다 병력이 밀어붙임이 더 거셌다. 김정우는 물량을 쏟아내면서 김택용의 방어선을 돌파하면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김정우의 행운은 2세트 '글라디에이터' 에서도 계속됐다. 왼쪽으로 보낸 오버로드가 김택용의 전진 투게이트웨이 전략을 간파하면서 시작부터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상대의 의도를 알고 있는 김정우는 소수의 저글링을 우회해 김택용의 게이트웨이를 장악했고, 자신은 김택용의 압박을 막아내면서 2-0으로 달아나는데 성공했다.
3세트를 내줬지만 김정우는 흔들리지 않았다. 차분하게 맵의 왼쪽 지역을 장악한 김정우는 하이브 체제로 김택용과 장기전을 준비했다. 김택용 역시 오른쪽을 가져가면서 힘싸움에 임했지만 승자는 김정우였다.

김정우는 동시다발적으로 김택용의 기지를 흔들면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최대 승부처는 마지막 자원 확보처인 6시 지역이었다. 6시를 둘러싸고 공방전이 일어나는 가운데 일찌감치 디파일러를 갖춘 김정우가 김택용의 압박을 디파일러의 다크스웜과 플레이그를 통해 유리하게 풀어가면서 한 발짝씩 승리에 다가갔다.
김정우는 깜짝 뮤탈리스크로 김택용의 하이템플러와 리버를 제거하면서 기나긴 혈투의 마침표를 찍었다.
◆ 반트 36.5 대국민 스타리그 결승전
▲ 김택용 1-3 김정우
1세트 김택용(프로토스, 1시) [서킷브레이커] 김정우(저그, 5시) 승
2세트 김택용(프로토스, 11시) [글라디에이터] 김정우(저그, 1시) 승
3세트 김택용(프로토스, 1시) 승 [투혼] 김정우(저그, 11시)
4세트 김택용(프로토스, 1시) [매치포인트] 김정우(저그, 7시) 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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