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리터 감독, "박병호-사노 밸런스 키 쥐어"
"적응 돕겠다" 지나친 부담은 NO
친정팀 넥센의 캠프를 떠난 박병호(30, 미네소타)가 본격적인 홀로서기에 도전하는 가운데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있는 폴 몰리터 미네소타 감독은 박병호를 팀 공격의 핵심으로 손꼽았다.

최근 시작된 미네소타의 팬 관련 행사에 참여하고 있는 몰리터 감독은 23일(이하 한국시간) ‘히빙 데일리 트리뷴’ 등을 비롯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 시즌 팀 전망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나눴다. 몰리터 감독은 선발 및 불펜 구축, 기동력 야구의 강화, 팀 삼진 개수 등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면서 올 시즌 팀 공격력의 균형을 맞출 적임자로 박병호와 미겔 사노(23)를 점찍었다. 힘을 갖추고 있는 선수들이기 때문이다.
미네소타는 지난 시즌 순위표에서 비교적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공격력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팀 타율은 2할4푼7리로 아메리칸리그 14위까지 처졌고 팀 홈런도 156개로 리그 10위에 머물렀다. 그렇다고 캔자스시티처럼 출루와 도루 분야에서 세밀한 야구를 펼친 것도 아니었다. 미네소타의 팀 도루는 70개로 리그 10위, 팀 출루율은 3할5리로 리그 꼴찌였다. 여기에 토리 헌터까지 은퇴를 선언해 공격력 보강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미네소타는 팀 내 최고 유망주인 사노를 전진배치하고 박병호를 영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이에 적어도 공격적인 측면에서는 누수가 없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몰리터 감독 또한 “공격적으로 봤을 때 우리는 지금보다 더 나은 힘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라면서 박병호와 사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몰리터 감독은 “나는 뛰는 것을 좋아하고, 도루를 선호한다. 하지만 펜스를 넘길 수 있는 두 선수가 있어야 좋은 균형을 맞출 수 있을 것”이라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KBO 리그 최고 타자였던 박병호는 당장 은퇴를 선언한 토리 헌터의 공격력을 메울 적임자로 평가된다. 데이브 세인트 피터 구단 사장도 22일 “단기적으로는 그 몫을 해줄 것이며, 장기적으로는 그 이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드러냈다. 미 통계 프로젝션인 ZiPS의 예상에서는 27홈런-84타점으로 팀 내 최고 홈런·타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받기도 했다.
사노는 미네소타의 간판 유망주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자원이다. 지난해 MLB에 데뷔, 80경기에서 타율 2할6푼9리, OPS(출루율+장타율) 0.916, 18홈런, 52타점을 기록하며 팬들을 흥분시켰다. 이처럼 박병호와 사노는 올 시즌 팀의 중심타선에서 장타력을 불어넣어야 하는 절대 임무를 맡고 있다. 간판 타자인 조 마우어가 노쇠화 기미를 보인다는 점을 고려할 때 두 선수는 장기적으로도 미네소타 공격력의 짜임새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몰리터 감독은 박병호에게 지나친 부담을 줄 생각은 없다는 뜻을 재차 밝히면서도 “우리는 그에게 이곳에 적응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가르칠 것”이라며 든든한 후원자가 될 뜻도 덧붙였다.
한편 몰리터 감독은 올 시즌 팀이 가장 발전해야 할 부분으로 수비적에서는 도루 저지, 공격에서는 삼진을 줄이는 것을 손꼽았다. “우리는 좀 더 꾸준한 공격력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라고 전제한 몰리터 감독은 “공격적으로 우리는 지난해 때때로는 좋은 모습을 보였으나 때때로는 한 경기에 12~13개의 삼진을 당하기도 했다”라고 돌아봤다. 몰리터 감독은 “삼진에 대해 이야기를 한다면, 박병호 또한 그에 해당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박병호의 적응에도 관심을 보였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