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토크] 장원삼, "짝수해 징크스? 이젠 신경 안 써"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01.24 13: 00

시즌 첫 등판(4월 7일 대구 롯데전)에서 개인 통산 100승을 장식하는 등 첫 단추는 잘 끼웠다. 이후 구위 저하 속에 두 차례 2군행 통보를 받는 등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 정규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 5일 광주 KIA전서 10승 고지를 밟으며 선발 투수의 자존심을 지켰다. 늘 그렇듯 돌이켜 보면 아쉬움 뿐.
장원삼(삼성)은 "첫 단추는 잘 끼웠는데 이후 영 아니었다"고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끝모를 부진의 원인이 궁금했다. "한 마디로 정리하자면 지고 들어간다고 할까. 한 두 차례 대량 실점한 뒤 나 스스로 불안한 마음이 생겼다. 마운드에 오를때마다 물음표가 따라 붙었다. 그러다 보니 모든 게 무너졌다". 이어 "차라리 아파서 (2군에) 내려갔다면 변명이라도 할텐데 실력이 안 돼 내려간 것이니 할 말이 없었다. 한편으로는 '나도 이제 안 되는건가' 하는 걱정도 들었다"면서 "한 번 바닥을 치고 나니 다시 올라가면 된다는 생각에 마음을 다잡았다"고 덧붙였다.
삼성의 사상 첫 5인 선발 전원 10승 달성. 장원삼이 마지막 퍼즐 조각과 같았다. 5년 연속 정규 시즌 1위를 확정지은 뒤 홀가분한 마음으로 10승 달성을 위한 마지막 기회를 얻은 장원삼은 6이닝 4실점으로 비교적 잘 막으며 선발승의 기쁨을 맛봤다. 장원삼은 당시 상황을 떠올리며 "1위를 확정지은 가운데 선발 등판하니 크게 부담되는 건 없었다. 10승 달성하고 나니 '아 다행이구나'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어느덧 프로 11년차. 팀내 투수 가운데 서열 3위다. 세월 참 빠르다. 장원삼은 "무엇보다 시즌 내내 부상없이 뛰는 게 가장 중요하다. 다치치 않아야 10승을 하든 20승을 하든 성적을 거둘 것 아닌가. 이제 나도 나이가 들수록 구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 살아 남기 위해 상황에 맞게 변화를 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장원삼은 지난해 피홈런 1위 등극과 관련해 "홈런을 안 맞을 수는 없다. 어느 투수나 마찬가지겠지만 홈런을 맞기를 원하는 이는 없다. 우리 투수들이 피홈런이 많은 반면 볼넷은 적다. 다시 말해 과감하게 승부한다는 의미"라고 대답했다.
임창용이 해외 원정 도박 혐의로 보류 선수 명단에서 제외됐고 윤성환과 안지만의 향후 거취 또한 불투명하다. 마운드의 전력 약화가 불가피한 상황. 이에 장원삼은 "그만큼 젊은 투수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2010년 삼성에 온 뒤 토종 선발 가운데 (배)영수형을 제외하면 계속 자리를 지켰다. 그만큼 젊은 투수들이 치고 올라올 수 있는 기회가 적었다고 볼 수 있다. 외부에서는 위기라고 하는데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견해를 드러냈다.
장원삼은 짝수해마다 펄펄 날았다. 그만큼 올 시즌에 대한 기대도 남다를 것 같았다. "이제 신경 안 쓴다"는 게 장원삼의 말이다. 이어 "해마다 성적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 반등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상황에 따라 변화도 필요하다.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는 반드시 달성하고 싶다. 두 자릿수 승리는 선발 투수의 자존심과 같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what@osen.co.kr
[사진] 괌=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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