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성용(27, 스완지 시티)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포지션은 어디일까.
스완지 시티는 24일(한국시간) 영국 리버풀 구디슨 파크에서 벌어진 2015-2016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3라운드에서 홈팀 에버튼을 2-1로 제압했다. 승점 25점의 스완지 시티는 17위서 1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프란체스코 귀돌린 감독의 스완지 시티 데뷔전으로 관심을 모았다. 스완지 시티는 1-0로 승리한 지난 19일 왓포드전과 마찬가지로 4-3-1-2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좌측면에 선 기성용은 잭 코크, 리온 브리튼과 함께 셋이서 미드필드를 구성했다. 기성용은 최전방의 라우틀리지, 아이유 투톱과 처진 시구르드손에게 공을 배급하는 역할을 맡았다.

기성용은 왓포드전 결승골을 어시스트하며 공격포인트를 올렸다. 결과는 성공적이지만 내용은 좋지 못했다. 측면으로 이동하면서 중원에서 전방으로 한 방에 연결시켜주는 기성용 특유의 롱패스를 보기 어려웠다.
경기 후 웨일즈 언론 ‘웨일즈 온라인’은 기성용에 대해 “전반전에 너무 느슨한 플레이를 펼쳤다. 공을 가지고 너무 오래 끌어 너무 많은 시간을 사용했다”며 10점 만점에 5점을 부여했다. 결승골을 도왔음에도 냉정한 평가였다.
기성용은 그 동안 4-2-3-1 포메이션에서 주로 뛰었다. 팀의 공격과 수비를 책임지는 허리로 중원에서 지휘관 역할을 수행했다. 기성용의 템포조절과 패스능력을 가장 잘 살릴 수 있는 포지션이다. 하지만 측면으로 이동한 뒤 공을 터치하는 횟수가 눈에 띄게 적어진 기성용이다. 특유의 장점도 보기 어려웠다.
에버튼전 후반전 기성용은 역습에 가담하며 드디어 빛을 봤다. 후반 4분 기성용은 쇄도하는 라우틀리지에게 날카로운 패스를 찔러줬다. 스완지 시티의 공격력이 살아나려면 이와 같은 장면이 더 많이 나와야 한다.
공교롭게 스완지 시티는 앨런 커티스 전임 감독대행이 새로운 4-3-1-2 포메이션을 운용한 뒤 왓포드를 상대로 4경기 무승에서 탈출했다. 기성용은 도움을 올렸다. 그리고 귀돌린 감독 역시 같은 전술로 데뷔전에서 에버튼을 잡았다. 2경기 연속 승리를 차지한 전술을 굳이 바꾸기도 애매하다.
기성용은 어떤 자리서 뛰든 확실한 주전감이라는 사실은 증명했다. 관건은 전술과 포지션이다. 귀돌린 감독이 스완지 시티에 대한 파악이 끝난다면 종전 전술을 재가동할 여지도 있다. 귀돌린 감독이 어떤 포지션에서 기성용을 뛰게 하느냐에 따라 잔여 시즌 그의 활약상도 크게 차이가 있을 전망이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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