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사리오, 포수·1루수·3루 수비 가능
주 포지션 따라 한화 야수들도 요동
로사리오가 한화에 메기 효과를 일으키고 있다.

'메기 효과'라는 말이 있다. 미꾸라지 어항에 메기 한 마리 풀어놓으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생존 본능이 강해진 것처럼 경쟁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적절한 위협 요인과 자극이 필요하다는 이론이다. 한화에서는 새롭게 영입한 외국인 타자 윌린 로사리오(27)가 메기 같은 존재로 떠올랐다.
그의 포지션에 따라 한화 야수들의 경쟁 구도에도 요동이 친다. 로사리오는 주 포지션이 포수이지만 1루수와 3루수를 맡을 수 있다. 지명타자로도 활용이 가능하다. 크게 4개 자리에 들어갈 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기존 한화 야수들의 생존 경쟁에 더 큰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로사리오는 메이저리그 5시즌을 뛰며 포수로 323경기를 뛰었다. 이어 1루수로 10경기, 지명타자로 10경기, 3루수로 3경기를 소화했다. 2012~2014년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3년간 주전 포수 마스크를 썼다. 마이너리그에서도 포수(336경기)-1루수(38경기) 순이다.
자연스럽게 포수가 핫플레이스로 떠올랐다. 이미 한화에는 최고참 조인성을 비롯해 차일목·허도환·정범모까지 주전 경험이 있는 포수가 4명이나 된다. 여기에 로사리오까지 가세하며 박 터지는 경쟁 구도가 이뤄졌다. 지난해 제이크 폭스처럼 외국인 포수 가능성이 충분하다.
하지만 한화는 로사리오를 1루수 또는 3루수, 핫코너를 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지난해 콜로라도에서 로사리오는 포수(2경기)보다 1루수(53경기)로 더 많이 출장했다. 김태균이 로사리오와 1루를 분담하며 체력적인 부담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로사리오가 1루수로 많이 출장하면 지명타자 자리가 비좁아진다. 지난해 지명타자 출장 빈도를 보면 최진행(136타석) 김경언(115타석) 이종환(74타석) 이성열(43타석) 김태완(33타석)에게 영향을 미친다. 최진행과 김경언의 주포지션인 외야까지 확대된다.
나아가 3루도 안심할 수 없다. 3루수 출장 경험이 많지 않지만 핫코너를 볼 수 있는 강한 어깨를 갖췄다. 3루는 송광민이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이며 김회성도 어깨가 완전치 않은 상태. 오선진·주현상·신성현 등 신예들이 경쟁하고 있지만, 로사리오가 3루 핫코너를 꿰찬다면 판도가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다.
김성근 감독은 아직 로사리오의 포지션을 어느 한 곳에 못박지 않았다. 27일 로사리오가 고치 캠프에 합류한 뒤 직접 눈으로 보고 판단하려 한다. 스프링캠프 기간뿐만 아니라 시즌까지도 로사리오 포지션에 따라 한화 야수 경쟁에는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한화가 기대하는 또 하나의 로사리오 효과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