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토크] '억대 연봉 등극' LG 윤지웅의 2가지 목표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6.01.25 05: 55

LG 좌완 필승조 활약…데뷔 첫 억대 연봉
긴 이닝 소화와 승계주자 실점 줄이기가 목표
영화 '플랜맨'은 자신의 하루를 분 단위로 쪼개며 계획적으로 사는 남자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분도 허투루 쓰지 않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주인공은 무료해보일지라도 모든 일이 자신의 삶에서 의미를 갖고 있다. LG 트윈스 좌완 윤지웅(28)을 보면 '플랜맨'의 주인공이 떠오른다. 윤지웅은 매사에 철저하게 계획을 세우며 야구 인생을 설계해나가고 있다.
윤지웅은 지난해 78경기에 나와 3승1패 12홀드 평균자책점 3.77을 기록했다. 원포인트 릴리프에서 필승조로 격상된 윤지웅은 50이닝 이상 던진 선수 중 WHIP(1.03) 최소 1위를 기록했고 72명의 승계주자 중 12명 만을 실점으로 연결시키며 자신의 몫을 다했다. 그는 올해 1억2500만원에 계약하며 데뷔 첫 억대 연봉자 대열에도 올랐다.
지난 2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랜데일 LG 스프링캠프지에서 만난 윤지웅은 "팀에서 노력한 만큼 보상을 해준 것 같아 기쁘다. 팀 성적이 좋지 않다보니 그렇게까지 기대를 못했는데 많은 인상을 해줘서 감사하고 앞으로는 팀 성적과 함께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지웅은 2015년 활약에 대해 "승계주자 실점이 적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웠다. 2014년이 실질적인 1군 처음인데 그때보다 2015년이 더 좋아져서 기쁘다. 데뷔하고 나서 가장 많은 경기, 많은 이닝을 던졌다. 그만큼 팀에 필요한 존재가 됐다고 생각하니까 뿌듯하고 만족스러웠다. 그만큼 2016년도 그에 걸맞게, 또는 더 잘하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가 필승조로 자리매김한 비결은 제구력. 지난해 윤지웅은 62이닝 동안 54삼진을 잡고 17볼넷을 내줬다. 그는 "볼이 빠르지 않으니까 더 정확하게 던지려고 하고 있고 타자가 최대한 생각하지 않는 공을 던지려고 하다보니 삼진율이 좋아졌다. 볼넷을 정말 싫어한다. 개인적으로 더 줄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거기서 만족하지 않고 현재 구속을 높이기 위해 벌크업을 하고 있다. 7kg 정도 찌워 볼이 통통해졌다. 윤지웅은 "볼이 느리다고 해서 불편한 점은 없지만 볼이 빠르면 유리한 것이 있다. 볼이 빨라지고 힘이 좋아지면 원포인트 뿐 아니라 더 긴 이닝을 소화하는 데도 좋을 것 같다. 2~3이닝까지도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윤지웅은 매년 2가지 목표를 세운다고 했다. 하나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 하나는 실현 가능한 목표다. 그는 "실현 불가능한 목표도 있어야 나에게 동기 부여가 된다. 하지만 불가능한 목표만을 바라볼 수는 없다. 실현 가능한 목표를 차근차근 세우고 하나씩 이뤄나가야 불가능한 목표에도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그의 실현 가능한 목표를 물어보자 "긴 이닝을 던지고 싶은 것, 50경기 이상 나가는 것, 정말 진짜 필승조가 되고 싶은 것, 승계주자 실점을 더 줄이는 것, 피안타율을 2할대로 맞추는 것, 삼진 잡겠다는 것보다 볼넷을 안주는 것"이라는 답이 나왔다. 그는 "열심히 해야 할 이유"라고 목소리에 힘을 줬다.
욕심도 많고 생각도 많은 윤지웅은 "억대 연봉을 받게 된 올해가 더 중요하다. 여기서 또 떨어지면 여기까지 다시 올라오는 게 힘들다. 올해가 저에겐 정말 중요한 시즌"이라고 말했다. 윤지웅이 올해 LG 마운드의 불펜에서 하나씩 자신의 목표를 이뤄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PS. 참고로 불가능할지 몰라도 항상 다가가고 싶은 목표는 '세계 최고의 좌완 투수'다. /autumnbb@osen.co.kr
[사진] 글랜데일(애리조나)=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