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수창, 한화 이적 첫 스프링캠프
3~4배 많아진 훈련량에 적응 중
"3~4배는 많아진 것 같다".

한화로 FA 이적한 투수 심수창(35)이 태어나서 처음으로 지옥 훈련을 맛보고 있다. 상대적으로 훈련량이 많지 않았던 팀들에서 뛰어온 심수창에게 '김성근 감독표' 훈련은 상상 그 이상이었다. "1년 치 훈련을 다한 것 같다"라는 농담 아닌 농담을 던질 정도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4년 총액 13억원에 한화와 계약한 심수창은 당초 고치 스프링캠프 선발대 명단에서 이름이 빠져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은 19일 서산에서 고치의 부름을 받고 재빨리 합류했다. 이제 일주일 가까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심수창에게 한화의 훈련은 확실히 힘든 모양이었다.
심수창은 "훈련이 힘들기는 힘들다. 이전 팀들보다 시간도 길고, 강도도 세다. 러닝도 오래한다. 강훈련을 각오하고 왔지만 힘든 것은 사실이다"면서도 "서산에 있을 때부터 빨리 고치로 오고 싶었다. 아픈 것 어쩔 수 없겠지만 몸이 버틸 수 있다면 낙오되지 않고 버티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
심수창이 한화행을 결심한 데에는 김성근 감독의 영향이 적지 않았다. 그는 "LG 시절 감독님이 고양 원더스에 계실 때 피칭을 봐주신 적이 있다. 하체 밸런스와 활용법에 대해 가르쳐주셨다. 한화에 와서도 투구 밸런스를 중심으로 폼을 봐주고 계신다. 점차 적응해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심수창은 25일 김성근 감독이 보는 앞에서 100개의 불펜투구를 소화했다. 롯데 시절처럼 오버스로와 스리쿼터를 혼용해서 던졌다. 그는 "변화구를 던질 때 팔이 벌어지는 부분을 고치고 있다. 기본적인 내 스타일을 유지하고 업그레이드시키면서 지적하시는 부분을 하나씩 고쳐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화 이적과 함께 심수창은 등번호도 1번으로 달았다. 그는 "남은 번호가 없었다"고 웃으며 "절친한 (우)규민이와 (손)승락이도 등번호 1번을 쓰고 있다. 나도 같은 1번을 쓰게 된 것이 좋은 징조인 것 같다"고 웃었다. 우규민과 손승락 모두 1번을 달고 리그 정상급 성적을 내고 있다.
한화 팀 사정상 심수창은 시즌 초반 선발로 중용될 가능성이 높다. 향후 부상 선수들이 재활을 마치고 돌아오면 구원 전환 가능한 스윙맨 역할이 예상된다. 이에 심수창은 "보직에 관계없이 열심히 할 준비가 되어있다. 지난해 롯데에서도 여러 보직을 맡아본 적이 있다.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waw@osen.co.kr
[사진] 고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