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승26패’ 흥국생명, IBK 징크스 또 실감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1.25 19: 29

공격 패턴을 다변화하는 등 최선을 다했지만 징크스는 좀처럼 깨지지 않았다. 유독 IBK기업은행만 만나면 작아지는 흥국생명이 다시 벽을 실감하며 선두권 추격에 실패했다.
흥국생명은 25일 인천계양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여자부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1세트를 따내는 등 승부를 풀세트까지 몰고 갔으나 세트스코어 2-3으로 졌다. 승점 36점에 머문 3위 흥국생명은 4위 GS칼텍스(29점), 5위 도로공사(승점 27점)의 추격에서 도망가는 데 실패했다. 여기에 IBK기업은행과의 올 시즌 5경기에서 모두 패하는 열세도 이어갔다.
박미희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의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로 흥국생명은 IBK기업은행만 만나면 힘을 못 쓴다. 이날 경기 전까지 역대 통산 IBK기업은행전에서 3승25패로 철저히 밀렸다. 올 시즌도 이런 징크스를 깨지 못했다. 네 번을 맞붙었으나 모두 졌다. 3라운드 경기에서 한 세트를 따내는 데 그쳤고 나머지 경기에서는 모두 세트스코어 0-3의 셧아웃을 당했다. 전체 35점의 승점 중 IBK기업은행을 상대로는 승점 1점도 따내지 못한 것이다. 좋지 않은 징크스가 생길 법한 지독한 열세였다.

맞대결 경기 결과를 보면 디그나 리시브와 같은 수비 지표에서는 오히려 흥국생명이 앞섰다. 그러나 높이에서의 열세는 만회하기가 버거웠다. 맥마혼을 비롯, 김희진 박정아 등 높이가 있는 선수들이 즐비한 IBK기업은행을 상대로 흥국생명은 올 시즌 맞대결 4경기에서 32.61%의 공격 성공률에 그쳤다. 블로킹에서도 세트당 1.31개 그쳐 2.92개를 기록한 IBK기업은행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정시영까지 발목 부상으로 이날 결장한 상황에서 결국 이날의 포인트도 IBK기업은행의 높이를 뚫어낼 수 있느냐였다.
사실 높이를 활용한 정면 대결은 승산이 낮았다. 이에 흥국생명은 공격 다변화로 맞불을 놨다. 이재영 테일러 등 날개 공격수들에게 의존하기보다는 김수지 김혜진 등 중앙 공격수들의 속공과 이동공격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IBK기업은행 블로커들의 발이 따라오지 못하는 가운데 1세트에서는 이런 전략이 제대로 통했다. 김수지는 1세트에서 22.5%의 공격을 점유하며 팀 내 최다인 6득점(성공률 55.56%)을 올렸다. 세트도 따내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1세트 중반 주전 세터 조송화를 대신해 코트에 들어간 베테랑 중의 베테랑 이수정의 토스워크가 워낙 좋았다. 흥국생명은 2세트에서도 중앙은 물론 이재영이 강타를 터뜨렸고, 1세트에서 다소 부진했던 테일러까지 공격에 가세하며 다양한 공격 루트를 최대한 활용했다. 그러나 IBK기업은행도 반격을 시작했다. 김희진을 중심으로 전열을 정비한 IBK기업은행은 2세트 후반부터 맥마혼까지 공격에 가세하며 기운을 차렸다.
1세트에서 맥마혼을 잘 틀어막던 흥국생명으로서는 한 쪽 구멍이 새자 고전이 시작됐다. 여기에 주포인 이재영의 발이 묶이면서 경기가 힘겨워졌다. 공격이 블로커들의 유효블로킹에 걸렸다. 반면 김희진은 펄펄 날았다. 그간 흥국생명이 IBK기업은행에 고전하던 패턴이 그대로 나타났다. 테일러가 분전하며 4세트를 차지, 승부를 풀세트까지 끌고 가는 끈질긴 모습을 과시했으나 5세트 마지막 힘이 모자랐다. 세트 막판 테일러가 후위에 있는 포지션에서 해결사가 나타나지 않았다.
올 시즌 IBK기업은행과의 4경기에서 공격 성공률이 28.87%에 머물렀던 이재영은 이날도 3세트 이후 상대의 높이에 고전했다. 13점, 공격 성공률은 24%에 그쳤다. 김수지가 18점, 김혜진이 15점을 올리는 등 중앙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IBK기업은행의 굳건한 족쇄를 풀기는 역부족이었다. 이렇게 분전에도 패한 흥국생명의 IBK기업은행전 상대 전적은 3승26패가 됐다. 두 팀의 올 시즌 정규시즌 마지막 맞대결은 오는 2월 14일 화성에서 열린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