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K(볼넷/삼진 비율) 4.60, 데뷔 후 최고수준
현역 최다경기 투수, 10년 연속 50경기 출장 눈앞
롯데 자이언츠 좌완 강영식(35)은 2015년을 뒤늦게 시작했다. 2014년 시즌이 끝난 뒤 팔꿈치 뼛조각 제거수술을 받았고, 5월 14일에야 시즌 첫 등판을 했다. 때문에 연속시즌 50경기 이상 출장 기록이 깨질 뻔 했지만, 결국 50경기에 등판하며 기록을 이어가게 됐다.

- 2015년 리뷰
강영식은 2014년과 비교하면 평균자책점이 내려간 대신 이닝 소화가 줄었다. 시즌 최종성적은 50경기 2승 1패 2세이브 6홀드 38⅔이닝 평균자책점 4.19다. 불펜투수 성적을 평균자책점만으로 평가하기 어렵지만, 조정 평균자책점(ERA+)은 커리어하이였던 2008년 이후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가장 좋아진 부분은 제구력이다. 강영식은 커리어 내내 이닝당 삼진 1개 정도를 잡았다. 통산 9이닝당 탈삼진(K/9)은 8.64였다. 2015년 강영식은 K/9 10.71로 데뷔 후 가장 빼어난 탈삼진 능력을 뽐냈다. 여기에 볼넷 숫자를 획기적으로 줄인 게 돋보인다. 총 볼넷 10개를 허용하며 9이닝당 볼넷(BB/9) 2.33을 기록했다. 통산 BB/9 4.45의 절반 수준이다. 덕분에 제구력을 보여주는 지표인 BB/K 4.60으로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거뒀다.
팔꿈치 수술 이후 통증에서 해방돼 직구 구위와 구속이 좋아진 것도 눈여겨 볼만하다. 구위형 투수인 강영식에게 직구 구위는 슬라이더, 커브를 더욱 돋보이게 만든다.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니다. 피안타율 2할7푼6리로 2009년 2할7푼9리 이후 가장 높았고, 피장타율 4할6푼2리로 2014년의 3할9푼3리에서 대폭 상승했다. 주자가 없을 때 피OPS는 0.654로 특급불펜 수준이었지만, 주자가 나가면 0.980으로 크게 뛰었다.
- 최고의 날
9월 초 롯데는 연전연승을 거듭해 5위 탈환에 성공했다.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롯데는 사직으로 리그 선두 삼성을 불러들였다. 경기 초반 레일리가 실점을 거듭하면서 1-3으로 쫓겼지만, 6회와 7회 점수를 내며 롯데는 4-3으로 역전했다.
롯데 불펜은 8회부터 가동되기 시작했다. 이성민이 먼저 나와 안타 1개를 맞았지만 아웃카운트 2개를 잡았고, 정대현이 9회 1사까지 깔끔하게 막아냈다. 벤치의 결정은 강영식, 한 방이면 경기가 원점으로 돌아갈 위기였지만 강영식은 공 12개를 던져 박한이와 박해민을 범타 처리했다. 올 시즌 첫 번째 세이브였다.
비록 롯데는 다시 순위가 밀려 8위로 마감했지만, 강영식은 9월 이후 13경기에서 1승 2세이브 2홀드 11⅓이닝 평균자책점 1.59로 맹활약을 펼쳤다. 시즌 최종전인 사직 kt전에서 등판이 이뤄지며 강영식은 9년 연속 50경기 출장 기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이제 강영식 위에는 조웅천(13년 연속 50경기) 뿐이다.
- 최악의 날
5위 수성이 절박했던 롯데는 9월 24일 사직에서 원치 않았던 두산과의 더블헤더를 갖게 됐다. 1차전에서 이길 수 있는 숱한 기회를 모두 날린 졸전 끝에 2-3으로 졌고, 2차전까지 패하면 5강 싸움에서 밀릴 위기에 처했다.
롯데는 4회초 먼저 1점을 내줬지만 4회말 대거 3득점, 역전에 성공했다. 선발 배장호는 깜짝 호투로 5회까지 1점만을 허용했다. 하지만 6회초 배장호는 첫 타자 허경민에게 볼넷을 내주고 강영식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그리고 강영식은 곧바로 오재일에게 동점 투런을 맞았다.
강영식은 6회를 마무리하고 내려갔지만, 롯데는 7회 대거 6점을 내주면서 더블헤더 2차전까지 패했다. 그리고 롯데는 3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실패했다.
- 2016년 프리뷰
강영식은 10년 연속 50경기 출장 기록에 도전한다. 꾸준함의 상징과도 같은 기록이고, 강영식이 애착을 갖고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현재 강영식의 출전 경기수는 722경기, 통산 6위이며 현역선수 가운데 가장 많이 나갔다.
올해 강영식은 만 35세지만 구위는 여전히 타자를 이겨내는데 문제가 없을 정도다. 좌완 원포인트 역할에는 큰 무리가 없다. 원포인트 불펜투수는 만나는 타자가 극히 제한적이라 매번 진검승부를 벌여야 한다. 작년 날카로워진 슬라이더로 좌타자 상대에는 재미를 봤지만, 우타자를 상대로 던진 커브는 보완이 필요하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