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 토크] 이재우, "20대로 돌아간 듯 즐겁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1.26 06: 11

이재우, 지옥훈련으로 얻은 깨달음
투구 폼 교정 속에서 부활 희망가
"점점 좋아지는 모습이 보인다. 20대로 돌아간 것처럼 즐겁다". 

새롭게 한화 유니폼을 입은 우완 베테랑 투수 이재우(36)에게는 지옥 훈련이 그저 즐거운 듯하다. 지난 15일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를 시작한 그는 열흘의 시간이 지났는데도 지친 기색 없이 밝은 표정이었다. "지금껏 받은 훈련 중 가장 힘들다. 젊은 선수들이랑 같이 경쟁하는데 다 따라가려니…. 그래도 하나도 안 빠지고 즐겁게 한다"는 것이 이재우의 말이다. 
이재우는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정든 두산에서 스스로 나왔다. 두산에 보류선수명단 제외를 요청한 그는 새로운 기회를 찾아서 한화에 왔다. 김성근 감독을 만나 선수생활 동안 변화를 주지 않았던 투구 폼을 수정 중이다. 그는 "결과가 어떻게 될지 몰라도 감독님이나 저나 느낌이 좋다"고 자신했다. 
이재우는 "예전에는 힘을 어렵게 쓰는 폼이었다. 어릴 때에는 힘이 좋고 유연해 문제없었지만 (팔꿈치) 수술을 하고 난 뒤에는 아니었다. 감독님께서는 들쑥날쑥한 릴리스 포인트부터 잡아 주셨다. 몸이 빨리 열리고 포인트가 뒤에 있었지만, 이제는 벌어지는 하체를 모아 힘을 한 번에 내고 있다"고 변화를 설명했다. 
이어 "요즘은 100개씩 공을 계속 던져도 팔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이전에는 70~80개만 던져도 허리, 고관절, 어깨 등 여기저기 많이 아팠다. 나이가 아니라 폼의 문제였다. 지금은 더 많이 던져도 팔이 안 아프다. 나이와 관계없다"며 "150km를 던지는 건 꿈이다. 그래도 이제 시작 단계인데 앞으로 점점 좋아질 것이다"고 기대했다. 
한화에서 일상은 쉴 새 없는 훈련의 연속이다. "러닝과 밸런스 운동을 많이 하고 있다. 아침 8시20분 훈련장으로 나와 저녁 6시에 들어갔가 1시간 쉬고 바로 야간연습을 나간다. 생각한 것보다 훈련량이 많아 힘들다. 힘이 떨어질 것 같아 일부러 많이 먹고 있다. 안 먹으면 버틸 수 없다"는 것이 이재우의 솔직한 이야기. 
베테랑이라고 해서 봐주는 것도 없다. 김성근 감독은 "베테랑이든 신인이든 훈련은 똑같다"고 강조했다. 이재우도 "젊은 선수들이랑 스케줄이 똑같다. 하나도 빼주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것이 선수에겐 더 좋다. 이전에는 알아서 하는 것이 하나의 배려였지만 때로는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며 환경의 변화가 자신을 더 강하게 만들고 있음을 이야기했다. 
또한 이재우는 "지금 정말 즐겁다. 내가 하지 않았던 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마음가짐으로 하고 있다. 감독님께서도 마음을 내려놓고,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지 말라하신다. 20대로 돌아간 것처럼 신인의 마음을 가지려 한다. 사람은 역시 마음가짐이 중요한 것 같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은 보직 같은 것을 신경 쓸 때가 아니다. 안 아프고 건장하게 잘하면 팀에 필요한 선수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어렵게 한화에 온 만큼 올해 좋은 결과를 내고 싶다"며 스파이크 끈을 다시 한 번 조여 맸다. /waw@osen.co.kr
[사진] 고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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