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 부진, MLB를 위해 연고지 옮겨라"
오클랜드는 산호세, 탬파베이는 몬트리올 거론
최근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인 ESPN은 롭 만프레드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야구계에 거듭된 제안을 하고 있다. 시리즈물로 연재가 되고 있는데, '로봇이 스트라이크/볼 판정을 하자', '세이브를 없애고 새로운 기록을 도입하자', '마운드 방문을 제한하자', '지명타자 제도를 양대 리그 모두에 도입하자' 등의 연재기사를 내고 있다. 이른바 'MLB 2.0'이다.

여기에 EPSN은 25일(이하 한국시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와 탬파베이 레이스 연고지를 옮겨야 한다는 주장을 했다. 오클랜드 그리고 탬파베이 모두 평균관중 순위에서 최하위를 다투는 구단이다. 팀 성적은 나쁘지 않은 구단이지만, 흥행 성적은 낙제점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이미 여러 번 반복됐던 주장이다. 오클랜드와 탬파베이 구단 모두 연고지 혹은 구장을 옮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는 않다. 오클랜드는 샌프란시스코만을 사이에 두고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홈 구장인 AT&T 파크와 마주보고 있다.
오클랜드에서조차 샌프란시스코 팬이 더 많은데다가 홈구장인 O.co 콜리세움은 메이저리그 30개 구장 가운데 가장 낙후됐다. 그래서 오클랜드는 현재 홈구장에서 50km 남쪽인 산호세에 새 둥지를 틀기를 원하고 있다. 그렇지만 작년 미국 연방법원은 산호세 지역에 대한 샌프란시스코 구단의 연고권을 인정한다고 판결을 내렸다.
탬파베이는 홈구장인 트로피카나 필드의 위치가 문제다. 트로피카나 필드가 위치한 곳은 탬파 메트로폴리탄의 중심도시인 탬파가 아닌 세인트피터스버그다. 많은 인구가 거주하는 탬파에서 트로피카나 필드까지 가기 위해서는 차로 30km 가까이 달려야 한다. 교통정체가 심각한 지역이라 평균관중 2만명을 넘기기가 힘들다.
그래서 탬파베이는 꾸준히 탬파 지역에 새 구장을 짓고 싶어했고 4억5000만달러 짜리 새 구장 계획 또한 수립됐지만 2007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무산된 뒤 소식이 없다.
ESPN은 "오클랜드와 탬파베이 모두 홈구장 위치가 많은 팬을 불러오기 힘든 곳이다. 탬파베이는 18번의 시즌 중 13번이나 평균관중 2만명 이하를 기록했고, 오클랜드는 샌프란시스코라는 구단 때문에 2인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메이저리그는 연고지 이적이 드문 편이다. ESPN은 "지난 40년 동안 아예 도시를 옮긴 건 몬트리올 엑스포스가 워싱턴 내셔널스가 된 것 뿐이다. 같은 시기 NFL과 NBA는 7번, NHL은 9번 연고지 이적이 있었다"며 구단과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결심을 촉구했다.
연고지 이적의 명분은 야구 인프라 확대다. 이는 평균 입장관중뿐만 아니라 중계권 계약, 그리고 지역 가정의 경제력이 포함된다. ESPN은 "오클랜드와 탬파베이 모두 턱없이 낮은 가격에 중계권 계약이 되어 있다. 오클랜드는 연고지 경제력은 미국 최상위권이지만, 중계권 때문에라도 산호세로 가야 한다. 탬파베이는 연고지 경제력도 평균 이하인데다가 프랜차이즈 충성도도 낮다. 차라리 몬트리올로 돌아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몬트리올은 2004년 엑스포스가 떠난 뒤 메이저리그 팀이 없다. 홈 구장인 스타드 올랭피크 드 몽레알에서의 야구도 멈췄다. 몬트리올 시민들의 야구에 대한 갈증은 대단한데, 작년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신시내티 레즈의 시범경기 2경기에는 유료관중이 무려 9만6545명이 입장했다. 2014년 토론토와 뉴욕 메츠의 시범경기 2경기는 9만6350명이 들어왔다.
ESPN은 "만약 탬파베이가 몬트리올로 간다면 프랜차이즈 기반이 갖춰진 곳에 무혈입성 할 수 있으며, 토론토와의 라이벌 구도까지 새로 만들어 아메리칸리그 동부지구를 한층 흥미롭게 만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cleanupp@osen.co.kr
[사진]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홈구장 O.co 콜리세움 전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