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과 타협, 특급 외인 계약의 어려움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1.26 06: 18

타이밍이 중요한 외국인 선수 시장
너무 늦으면 곤란, 기다림이 전부는 아니다
 각 팀이 외국인 선수 영입을 대부분 마무리했다. 특급 선수들도 있지만, 현실적인 여건에 부딪힌 케이스도 있다.

지난 25일에는 두산이 닉 에반스와 총액 55만 달러에 계약을 체결하며 외국인 선수 구성 작업을 마쳤다. 이에 앞서 22일에는 한화가 윌린 로사리오와 130만 달러의 조건에 합의했다. 로사리오는 벌써부터 새로 합류하는 외국인 타자 중 최대어로 꼽힌다.
하지만 모두가 로사리오 같은 대어급을 뽑을 수는 없다. 많은 관계자들은 “외국인 선수는 타이밍이다”라고 입을 모은다. 그만큼 시기가 중요한데, 로사리오는 지난해 11월 콜로라도에서 지명할당 조치된 뒤 다른 팀의 러브콜을 받지 못했다. 부진했던 최근 성적과 포지션이 문제였다. 한화는 새 팀을 쉽게 찾지 못하던 그를 설득해 유니폼을 입힐 수 있었다. 동향 투수인 동료 에스밀 로저스의 권유 역시 있었다.
타이밍이 생명인 것은 선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SK에서 뛰었던 앤드류 브라운의 경우 두산은 물론 일본 구단들의 레이더망에도 있었다. 하지만 뜨거운 관심으로 몸값이 치솟자 구단들이 멀어졌고, 기회를 잘 포착한 SK는 당초 생각도 하지 못했던 80만 달러라는 금액에 브라운을 잡았다.
과거에는 미국에서 전성기가 지난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던 사례가 꽤 있어 이름값이 있음에도 영입 과정이 그리 어렵지 않았던 선수들도 있었다. 미국에서 해당 선수들에 대한 수요가 적거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 중 성공한 케이스를 찾기 힘들어 구단들도 명성보다는 적응 가능성을 우선으로 보고 있다. 그러면서 40인 언저리에 있는 선수를 얻기 위한 타이밍 싸움을 해야만 하는 일이 늘어났다. 때로는 국내 구단끼리의 경쟁도 있다.
날짜가 넘어갈수록 선수도, 구단도 모두 초조해진다. 사실 에반스는 두산이 가장 원했던 선수는 아니었다. 두산이 영입 목록 1순위에 있었던 선수는 아직도 빅리그 팀의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룡 단장은 당시 “(원하는 선수가 40인에서 제외될지 모르는) 3월까지 기다릴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모그룹 사정이 있어 과감하게 투자할 수 있는 시기도 아니었다.
아직 외국인 선수 한 자리를 채우지 못한 LG와 한화는 투수를 찾고 있는데, 메이저리그 구단의 40인 로스터에서 빠질 선수들을 집중적으로 주시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제 2월로 접어드는 시기인 만큼 수준 높은 선수가 나오려면 메이저리그 팀들의 스프링 트레이닝이 진행된 뒤까지 기다려야 한다.
하지만 무작정 기다리다 좋은 선수가 없으면 전력 구성에 차질이 생기므로 타협해야 하는 때가 오기도 한다. 특히 평소에 좋은 기량을 보였다 해도 메이저리그 진입에 대한 희망이 3월에 깨진 선수는 좌절감이 커 국내 적응에 애를 먹게 될 가능성이 있다. 기량이 100%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좀 더 이른 시점에 한국행 의지를 갖고 있는 선수를 데려와 전지훈련 기간을 함께 보내는 것이 지혜로운 선택일 수도 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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