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의 압박, 이대호 MLB 계약으로 종지부?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1.26 06: 12

이대호 에이전트, 구단과 접촉 움직임
SB는 여론전 통해 압박, 1월 말 분수령 예상
메이저리그(MLB) 도전을 타진 중인 이대호(34)를 둘러싼 시장이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여론몰이를 통한 소프트뱅크의 압박이 간접적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대호의 에이전트들이 계약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본 무대에서의 4년을 뒤로 하고 MLB 진출을 노리고 있는 이대호는 미국에서 개인훈련을 하며 묵묵히 때를 기다리고 있다. MLB 자유계약선수(FA) 및 트레이드 시장이 예년에 비해 더디게 흘러간 탓에 아직 행선지가 구체적으로 떠오르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변화의 조짐이 보인다. 야수 FA 시장도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는 가운데 아직 전력보강을 이뤄내지 못한 팀들이 움직일 때다. 그에 맞춰 이대호의 관계자들 또한 움직이고 있다.
한 에이전트는 “최근 이대호의 해외 매니지먼트 관계자들이 윈터미팅 이후 가장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고 귀띔했다. 구체적인 팀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지금 시점에서 단순한 홍보 단계로 움직인다고 보기는 어렵다. 구단의 관심을 확인하고 계약으로 이어가는 다리를 놓기 위한 포석에 가까울 확률이 크다. 예상대로 장기 계약을 따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이나 연봉 자체가 아주 형편없이 형성된 것은 아닌 분위기로 전해졌다.
협상 결과에 따라 다른 일이지만 이르면 1월 내, 늦어도 2월 초에는 결판이 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월 초 이후로 밀린다면 사실상 제대로 된 계약을 따내기 어렵다는 시선도 존재한다. 2월 이후 계약을 맺는 선수들도 많지만 이대호는 미국 자체가 처음이기에 불리할 수 있다. 이에 여전히 이대호를 원하고 있는 소프트뱅크도 언론전을 통해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일본야구에 정통한 관계자는 “소프트뱅크 또한 이대호 영입이 불발됐을 때의 보험을 만드는 느낌”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소프트뱅크 관계자들은 1월 중순부터 지속적으로 “이대호는 1월 31일까지 답을 해야 한다”라는 식의 발언을 언론을 향해 쏟아내고 있다. 2월 1일부터 소프트뱅크의 캠프가 시작되는 만큼 그 전까지는 어떤 식으로든 거취를 결정하라는 압박이다. 돌려 말하면 “1월 31일까지 복귀 의사를 보이지 않으면 우리도 다른 길을 찾겠다”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이대호 측은 이런 구단의 의사를 직접적으로 듣지 못해 곤혹스러워하는 것을 알려졌다.
일본 내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 관계자는 “여론이라는 것이 자주 바뀌기는 하지만 소프트뱅크의 언론전이 시작된 뒤 팬들의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이대호에 목을 매달 이유가 없다는 의견이 대세가 되고 있다. 못마땅해 하는 기류도 읽힌다”라고 이야기했다. 실제 “소프트뱅크에 필요 없다”, “젊은 선수들을 키우면 된다”, “말이 너무 많이 바뀌어서 신뢰할 수 없다” 등 온라인 포털 사이트 등의 댓글에는 이대호에 대한 비판적인 글들이 많은 공감을 얻고 있다.
결국 정석대로 MLB 진출을 추진하며 최대한 일찍 계약을 마무리 짓는 것이 여전히 가장 좋은 시나리오다. 현재 애리조나에서 친정팀 롯데 선수단과 함께 훈련하고 있는 이대호는 오는 한국시간으로는 오는 29일 귀국 일정을 잡아두고 있다. 그 전까지 소식이 들린다면 아무런 문제 없이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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