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한승지, 박세진-남태혁 못지않은 기대주
“롤 모델은 오승환, 직구 승부 하고 싶다”
kt 위즈 신인 투수 한승지(19)가 당찬 목표를 밝혔다.

포항제철고에 재학 중이던 한승지는 지난해 열린 ‘2016 2차 신인지명회의’에서 kt의 2라운드(전체 20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에 입단했다. kt는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남태혁을 지명했다. 이후 차례가 올 때까지 한승지가 남아 있을지는 의문이었다. 조찬관 kt 스카우트 팀장은 “아예 생각지 못했던 선수다. 남태혁 이후 기회가 안 돌아올 줄 알았다”라고 회상했다.
하지만 kt에 기회가 왔고, 고민 없이 한승지를 지명했다. 조 팀장은 한승지에 대해 “아마추어 때 오승환이 보여줬던 구위와 비슷하다. 최고 145km 직구가 묵직하게 들어가고 체인지업, 슬라이더를 던진다”면서 “중간에서 1~2이닝을 던졌을 때 더 위력적일 수 있는 선수다. 이전부터 관심이 많았다”라고 설명했다.
한승지도 kt 입단에 만족감을 표하고 있다. 그는 26일 OSEN과의 전화 통화에서 “kt는 신생팀이어서 젊은 선수들도 만호 분위기가 좋은 것 같다. 또 다른 팀 보다는 기회가 더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더 좋았다”라고 말했다. 한승지는 현재 익산 캠프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10월에 시작된 마무리 캠프 때부터 맹훈련이다.
한승지는 프로에서 운동해보니 어떤가라고 묻자 “고등학교와는 확실히 달랐다. 선배들이 항상 야구 이야기만 하시고 집중하시는 것 같다. 정말 열심히 하시니 저도 본받으려 하고 있다. (마무리 캠프 훈련에서)좋은 점만 있었던 것 같다”라고 답했다. 선배들도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한승지는 “마무리 캠프 때 고영표 형이 멘탈적으로 흔들릴 때 옆에서 잡아주셨다”라고 말했다.
스스로 꼽는 강점 역시 스카우팀의 평가대로 ‘패스트볼’이다. 한승지는 “변화구보다는 직구가 자신 있다. 변화구로 타자를 속이는 것보다 직구로 밀어붙이는 것이 더 재미있는 것 같다”면서 “변화구로 타자를 잡으면 제가 속인 것 같아 기분이 안 좋다”며 웃었다. 반면 숙제도 산더미다. 아직은 제구력, 변화구 등 가다듬을 게 많다.
그럼에도 한승지는 차근차근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애리조나에 못 가서 아쉬움은 있지만 엄청 아쉬운 건 아니다. 한국에서 잘 만들어서 올라가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대졸 신인 조무근이 해외 전지훈련에 가지 못했다. 하지만 국내에서 맹훈련한 결과, 불펜 최고 투수로 우뚝 섰다. 한승지 역시 “그런 점도 생각났다. 미국 캠프에 안 가도 올라갈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답했다.
신인답게 배짱도 두둑하다. 롤 모델로는 망설임 없이 오승환을 꼽았다. 또한 상대해 보고 싶은 타자로는 “박병호 선배님이었는데, 메이저리그로 가셔서 지금은 김태균 선배님과 붙어보고 싶다. 이승엽 선배님과도 붙어보고 싶다”라고 말했다. 리그 정상급 타자들을 꼽은 것. 이어 한승지는 “다 직구를 던져서 잡아 보고 싶다. 물론 치시겠지만, 맞더라도 직구로 승부해보고 싶다”라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한승지는 “1군에 올라가는 게 목표다. 잘 던져서 1군에서 계속 던지고 싶다. 또 거기서 더 잘 던져서 마무리 쪽으로 가고 싶다. 선발 보다는 짧고 강하게 던지는 것이 목표다”라며 당찬 각오를 전했다. /krsumin@osen.co.kr
[사진] kt 위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