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만 21명, 캠프가 곧 유망주 천국
주전 사라진 자리에 뜨거운 경쟁 시작
KBO 리그 6개 팀이 모여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 그중에서도 넥센 캠프가 위치한 도시는 이름도 놀라운 서프라이즈다.

넥센은 2012년부터 텍사스 레인저스의 스프링캠프지인 이곳을 스프링캠프지로 사용하고 있는데 그해 신고선수로 처음 서프라이즈를 찾아 간절함을 드러냈던 내야수 서건창이 올해 주장을 달고 이곳에 다시 왔으니 넥센이 4년 동안 얼마나 많은 변화를 겪었는지를 알 수 있다.
올해 역시 넥센에는 변화가 크다. 지난 겨울에만 주전 전력에서 앤디 밴 헤켄, 손승락, 박병호, 유한준 등이 빠져 나갔다. 박헌도 등 쓸모있는 자원들도 이탈하면서 넥센은 그림을 그려나가던 스케치북이 다시 하얗게 변했다. 올 시즌 전력에 있어 다시 스케치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다.
그 중심에 서프라이즈의 유망주들이 있다. 외국인 선수들을 빼면 넥센의 캠프 명단 41명의 평균 나이가 25.3세로 매우 젊은 편이다. 절반이 넘는 21명이 90년대생. 이들 중 어떤 선수가 튀어나와 지난해 전력 유출분을 메워주며 팀과 팬들을 놀라게 할지가 이번 서프라이즈 캠프의 관심사다.
투수에서는 우완 박주현이 5선발 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다. 이강철 수석코치는 "던지기 편한 폼을 가지고 있다. 힘이 있어 다듬으면 좋은 투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스스로 "오승환이 롤모델"이라고 할 만큼 직구가 시원시원하다. 우완 언더 신재영도 체인지업이 좋아 주목받고 있다.
포수에서는 김재현의 공격, 지재옥의 수비가 성장했다는 전언. 내야수에서는 장영석, 장시윤이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장영석은 3루 백업과 타격 능력, 장시윤은 내야 멀티 플레이어의 역할이 기대된다. 외야수는 박정음의 발과 강지광, 허정협의 장타력, 그리고 유재신의 공격력 상승이 최근 캠프에서 들리는 칭찬이다.
기술적인 칭찬을 뒤로 하고 선수들의 눈빛이 달라졌다는 점이 이번 서프라이즈 캠프의 특징이다. 선수들은 입을 모아 "지난해까지는 백업도 뚫기 힘들었는데 이제 기회가 눈에 보이니 절실해지고 집중하게 된다"고 말하고 있다. '넘사벽' 경쟁자가 없어진 것은 팀에 손실일 수 있지만 멀리 봐서는 더 큰 경쟁을 유발하고 있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올해는 선수의 개인적 능력보다 팀을 먼저 볼 것"이라고 했다. 한 선수에게 기회를 주며 크길 바라는 것보다 팀 상황에서 맞춰 선수들을 기용할 수 있다. 그렇다면 고루 기회를 얻을 선수 중 어떤 이가 튀어나와줄지가 관건. 그래서 넥센의 서프라이즈한 밤이 환한 조명탑 전동 소리로 시끌시끌하다. /autumnbb@osen.co.kr
[사진] 서프라이즈(애리조나)=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