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신예 투수, 1군 경험으로 한 단계 성장
조범현 감독, “내년에 좋아질 것” 기대
kt 위즈의 영건(Young gun) 불펜이 1군 2년차에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선보일 수 있을까.

조범현 kt 감독은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 출국을 앞두고 “불펜 정립이 캠프의 포인트가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가장 큰 이유는 당장 마무리 투수 자리가 공석이기 때문. 전천후 마무리로 활약했던 장시환은 시즌 중반은 돼야 복귀할 수 있다. 장시환은 지난해 팀 내 중간 계투진에서 가장 많은 74⅔이닝을 소화한 바 있다.
kt는 급하게 마무리 투수를 정할 생각은 아니다. 조 감독은 “4~5월 경기를 치르면서 자연스럽게 마무리를 찾겠다”고 했다. 어쨌든 마무리 투수는 현재 있는 자원으로 메워야 한다. 김사율, 윤근영, 홍성용 등 중고참급 선수들이 있으나, 대부분은 아직 어린 투수들이다. 이들의 성장에 팀 성적이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시즌 초에는 걱정이 산더미였다. 1군 라인업 카드를 보는 조 감독은 한숨을 내쉬곤 했다. 대부분 2군에서 던지고 성장해야 할 투수들이 모두 1군에 있었기 때문. 걱정대로 거의 모든 선수들이 1~2년 차로 구성된 날도 많았다. 게다가 1군 경험은 처음. 하지만 지난해 1군 등판은 좋은 밑거름이 됐다. 조무근, 김재윤 등 깜짝 스타가 탄생하기도 했다.
kt는 선발 평균자책점이 5.88로 최하위였던 것에 반해 불펜 평균자책점은 5.21로 8위를 기록했다. 그나마 시즌 막판 필승조를 꾸리면서 팀 성적도 함께 상승했다. 1군에서 처음 뛴 조무근(1.88), 김재윤(4.23)은 영건들 중 압도적인 존재감을 뽐냈다. 시즌 중반 지친 기색도 보였지만 철저한 관리 속에서 무사히 한 시즌을 마쳤다.
초반에는 대졸 신인 이창재가 꾸준히 기회를 받으며 성장했고, 시즌 막판으로 갈수록 좋은 모습을 보인 투수들도 나왔다. 대졸 2년 차 신인이었던 고영표는 8월 이후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하며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팀에서 3번째로 많은 46경기에 등판해 3승 4패 평균자책점 5.68이라는 기록을 남겼다.
또한 가장 많은 경기인 50경기를 소화했던 좌투수 심재민도 있다. 심재민은 2승 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87을 기록했다. 선발 진입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불펜으로 충분히 가능성을 보여줬다. 아울러 홍성무(23경기), 주권(15경기) 등 기대를 모았던 신인들이 모두 1군 등판을 맛봤다. 익산 마무리 캠프 당시 조 감독은 “젊은 투수들이 내년에 분명 좋아질 것”이라며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과연 1군 무대 2년 차를 맞이하는 젊은 투수들이 한 단계 성장한 모습으로 미국 전지훈련을 마칠 수 있을지 기대된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