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심전심’ SK-김광현, 국내 이적은 없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1.28 06: 19

비(非) FA 최고액 경신, SK 에이스 대우
FA 앞두고 무언의 교환, 좋은 분위기 형성
구단은 비판과 의구심을 감수하고 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워주기 위해 기다렸다. 에이스는 이러한 뜻에 고마워했다. 프리에이전트(FA) 자격 취득을 1년 앞두고 SK와 김광현(28, SK)이 좋은 분위기 속에 새 시즌을 시작한다. 아직 먼 이야기지만, 거취를 놓고 일찌감치 마음을 주고받은 모양새다.

SK는 27일 보도자료를 내고 팀의 유일한 연봉 미계약자였던 김광현과의 연봉 협상이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지난해 6억 원을 받았던 김광현은 올해 2억5000만 원이 오른 8억5000만 원을 받는다. 이는 FA 자격을 한 번도 취득하지 않은 비(非) FA 선수로는 최고 연봉이다. 종전 기록은 지난해 김현수(당시 두산, 현 볼티모어)와 올해 양현종(KIA)의 7억5000만 원이다.
보통 스타 선수들은 연봉을 놓고 한 번 정도는 다툼이나 자존심 싸움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SK와 김광현은 지금껏 연봉협상에서 마찰음을 낸 기억이 없다. 구단이 김광현에 대해서는 각별한 대우를 했고, 김광현도 큰 욕심을 부리지 않고 구단 제시액에 시원하게 도장을 찍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실제 김광현은 2007년 데뷔 후 연봉이 수직상승해 데뷔 10년차에 8억 원을 돌파했다. 어깨 부상으로 3년간 고전할 당시에도 SK는 1000~2000만 원이라는 상징적 소폭 삭감으로 에이스의 어깨를 다독였다.
이는 이번 협상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다른 선수들의 협상 결과를 모두 지켜본 다음 화끈한 액수를 질렀다. 여러 의미가 함축되어 있는 제시액이었다. 에이스의 자존심을 세워주는 동시에 1년 뒤 있을 FA 협상의 포석까지 깔았다. 불필요한 감정 마찰을 최소화했고 보상금의 장벽도 세웠다. 김광현을 타 구단에는 내주지 않겠다는 강력한 의지로 해석할 수 있다. SK는 최정의 FA 과정 당시에도 이런 절차를 밟았고 결국 최고액을 주며 팀에 잔류시켰다.
김광현도 화답했다. “올해도 나에게 과분한 연봉을 제시해 준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SK에 입단한 후 구단에서는 늘 최고의 대우를 해줬다. 책임감을 가지고 올 시즌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또한 연봉의 일정 금액을 사회 환원하겠다는 뜻을 흔쾌히 밝혀 구단의 후한 대접에 보조를 맞췄다. 구단에서는 김광현의 뜻에 큰 환영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김광현은 올 시즌이 끝난 뒤 메이저리그(MLB) 구단의 평가를 기다려보겠다는 원론적인 생각은 밝히고 있다. 이미 자신의 기량에 대한 평가는 해외나, 국내나 다 끝났을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SK 외에 타 팀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다. 김광현은 전지훈련 출국 전 FA에 관한 질문에 조금 생각하더니 “솔직히 국내의 다른 팀으로 가본다는 생각을 머릿속에 그려본 적이 없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런 장면조차 막연할 정도로 SK의 이름은 김광현 가슴 속에 박혀 있다.
물론 그 때 가면 상황이 달라질 수도 있겠지만, 양자 모두 서로에 대한 애착이 강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번 연봉 계약 및 일련의 과정은 “메이저리그 진출이 아니라면 김광현은 반드시 잡는다”라는 SK의 선전포고와 다름 아니다. 그리고 이에 화답한 김광현의 모습에서는 그 가능성이 결코 적지 않다는 것을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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