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전 선수 줄부상, 선두 유지 비상
시몬, 전력+정신적 지주 기대
리그 선두 OK저축은행이 부상 악령에 시달리고 있다. 이제 시즌 막판으로 향해 가는 시점에서 스퍼트에 힘이 빠질까 걱정이다. 하지만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은 정면돌파를 꿈꾸고 있다. 그 선봉장에는 특급 외국인 선수 로버트랜디 시몬(29, 206㎝)이 있다.

OK저축은행은 26일 안산상록수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5라운드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3-0으로 이기고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어느덧 3연승을 기록한 OK저축은행은 2위 현대캐피탈과의 승점차를 6점으로 벌리며 한숨을 올렸다. 하지만 악재도 있었다. 주전 세터 이민규가 1세트 도중 어깨에 부상을 당하며 교체된 것이다.
훈련 때부터 어깨 상태가 다소 좋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 이민규는 좀 더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OK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현재 숙소에서 팀 의료진이 치료 중이다. 통증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주중 병원 진료 및 검진이 예정되어 있다”라고 덧붙였다. 현 시점에서 통증이 크지 않은 것은 그나마 다행이지만 부위가 민감한 어깨다. 검진 결과가 좋지 않을 경우는 결장이 1~2경기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
선두로 잘 나가고 있기는 하지만 부상 때문에 한숨이 나온다. 이미 이탈한 전력이 많은 OK저축은행이다. 주전 센터 김규민은 무릎이 좋지 않아 끝내 시즌 아웃됐다. 날개 공격수들의 흐름이 좋지 않을 때 가장 먼저 투입하는 자원이었던 강영준 또한 예상보다 부상 회복이 더디다. 자칫 잘못하면 주전 센터, 세터, 제1백업 공격수를 모두 잃은 채 시즌 막판을 치러야 할 판이다.
그러나 김세진 감독은 한숨만 쉬고 있지는 않는다. 어찌됐건 이 고비를 넘겨야 한다. 믿는 구석은 시몬이다. 시몬은 올 시즌 최고 외국인다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굳이 기록을 이야기하지 않더라도 만능선수의 활약상은 가슴에 와 닿는다. 공·수에서 버팀목이 되는 시몬이 건재를 과시한다면, OK저축은행은 현 전력으로도 그 어느 팀에도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
정신적으로도 지주다. OK저축은행은 시즌 중반 올 시즌 가장 긴 4연패를 당했다. 토종 선수들의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을 때다. 하지만 시몬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시몬은 “그 어떤 팀도 시즌을 치르면서 1~2번의 고비는 온다. 우리는 그 고비가 지금 찾아온 것일 뿐이다. 우리는 충분히 이겨낼 수 있다”라고 국내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리고 스스로 코트에서의 맹활약으로 솔선수범하며 팀을 이끌었다. 김세진 감독도 인정하는 리더십과 존재감이다.
새로운 바람도 적극적으로 불어넣을 수 있다. 김 감독은 “의도하지는 않겠지만 비주전 선수들의 컨디션이 더 좋다면 상황에 따라 중용할 수 있다. 팀에 도움이 된다면 또 그렇게 해야 한다”라며 위기의식을 불어넣었다. 이민규를 대신해 코트에 들어가 삼성화재전을 승리로 이끈 세터 곽명우는 대표적인 사례다. 올 시즌 두 차례의 연패 위기를 잘 넘긴 OK저축은행이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