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알파고, 유튜브 실시간 중계...전 세계 축제 된다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6.01.29 07: 41

"세계적인 축제가 될 것이다."
오는 3월 서울에서 펼쳐질 '쎈돌' 이세돌(33) 9단과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의 대결은 '세기의 대결'이자 전 세계 축제로 거듭날 전망이다.
구글 관계자는 28일 이세돌과 알파고의 맞대결에 대해 "과거 IBM 딥블루와 세계 체스 챔피언 그랜드 마스터 가리 카스파로프의 대결 이후 20년만에 열리는 인간과 컴퓨터 혹은 인공지능이 맞붙는 세기의 대결"이라며 "오는 3월 대국은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전 세계에 중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 21층 구글코리아 집현전 회의실에서 열린 '구글의 인공지능 미디어 브리핑'을 통해 알파고를 소개했다.
알파고는 구글이 지난 2014년 1월 인수한 인공지능 기업 '딥마인드(DeepMind)'에 의해 만들어진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다. 알파고는 유럽 바둑 챔피언 중국계 프로기사 판 후이 2단을 지난해 10월 영국 런던으로 초청, 대국을 벌여 5승무패의 성적으로 승리를 거뒀다. 컴퓨터 프로그램이 프로 바둑기사를 최초로 이긴 것이다.
하지만 알파고의 경기는 비밀리에 진행됐다. 그리고 지난 27일에야 전 세계에 공개됐다. 경기 내용은 과학잡지 '네이처'에 논문으로 게재되기도 했다.
이에 딥마인드는 "다음 단계는 오는 3월 알파고가 전설적인 바둑기사 이세돌 9단과의 대국에 나선다"면서 "이세돌 9단은 지난 10년 동안 세계 최고의 바둑 기사로 인정받아 왔다"고 말하며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 대국의 자세한 내용은 오는 2월 중 발표된다. 하지만 구글은 일찌감치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을 통해 세기의 대결 중계를 결정, 다시 한 번 자사의 유튜브가 동영상 문화를 이끌어가는 중심에 서 있다는 것을 각인시킬 수 있게 됐다. 
특히 이번 대결은 지난 1996년 2월 열렸던 딥 블루와 카스파로프의 첫 체스 대국보다 더욱 큰 화제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은 20년만에 벌어지는 인간과 컴퓨터의 대결을 기념한다는 것이다. 당시 대결에서는 4-2로 카스파로프가 승리했다. 그러나 다음해 1997년 5월 열린 재대결에서는 좀더 선능을 향상시킨 딥블루가 카스파로프를 3.5-2.5로 꺾었다. 결국 딥블루는 정식 체스 토너먼트에서 세계 챔피언을 꺾은 최초의 컴퓨터라는 전설을 만들어냈다. 이후 2011년 미국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서는 IBM 슈퍼컴퓨터 '왓슨'이 우승을 차지했다. 
또 인공지능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훌륭한 잣대가 될 수 있다. 체스보다 더 복잡한 경우의 수를 가진 바둑과 머신러닝을 통해 스스로 학습한 인공지능이 만나는 만큼 한층 업그레이드된 양쪽이 맞붙는다는 점에서 더욱 흥미를 유발시키고 있다. 
이날 브리핑은 딥마인드의 본사가 있는 영국 런던과 행아웃을 통한 화상회의로 진행됐다. 데미스 하사비스(Demis Hassabis) 구글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는 "3월 중순 서울로 가게 돼 설렌다. 우리의 도전을 받아줘 고맙다"우주 원자수보다 많은 경우의 수 때문에 평생을 바쳐 바둑을 연구하는 사람이 많았다. 이번 대결은 인공지능 연구에 있어 상당한 도전이며 심오한 깊이가 존재한다. 체스와 비교해도 그렇다"고 말했다. 
데이빗 실버(David Silver) 구글 딥마인드 리서치 과학자는 "알파고는 전용 아니라 범용 알고리즘이 들어가 있다. 딥블루나 왓슨이 특정 주제를 검색하지만 범용시스템에서는 좀더 단순화, 계층화된 프로그램으로 여러 데이터를 참고해 학습하고 이를 통해 다음 수를 예측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알파고는 고급 트리 탐색과 심층 신경망(deep neural network)을 결합한 것이다. 이 신경망은 수백만 개의 신경세포와 같은 연결고리를 포함하는 12개의 프로세스 레이어를 통해 바둑판을 분석한다. '정책망(policy network)'이라고 부르는 하나의 신경망이 다음 번 돌을 놓을 위치를 선택한다. '가치망(value network)'이라고 부르는 또 다른 신경망은 그 때 그 때 승자를 예측한다.
하사비스 CEO는 누가 이길 것 같냐는 질문에 "50 대 50이 아닐까 한다. 기다려 봐야 할 것 같다. 우리도 자신 있지만 이세돌 9단도 자신이 있을 것 같다"며 은근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이번 세기의 대결은 이세돌 9단에게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만약 이세돌이 패한다면 컴퓨터에게 인간이 굴복했다는 또 하나의 상징처럼 영원히 역사에 남을 수 있다. 많은 사람들에게 놀라우면서도 슬픈 소식으로 자리하게 되는 것이다.
또 과거 IBM이 딥블루를 통해 엄청난 홍보효과를 누린 반면 체스에 대한 인기가 상대적으로 식었다는 평가를 들은 만큼 감정을 지닌 이세돌 9단에게는 감정 없는 알파고가 점점 부담감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letmeout@osen.co.kr
[사진] 이세돌 9단(위). /한국기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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