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철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포항 스틸러스가 부리람(태국)과의 친선 경기를 통해 확실한 예방주사를 맞았다.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의 포항은 지난 27일 밤(한국시각) 태국 부리람의 아이모바일 스타디움에서 치른 부리람과의 친선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전반 2골을 내준 뒤 후반 15분 신인 정원진 코너킥이 라자르의 어깨에 맞고 골문으로 들어가면서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쳤다. 결과적으로 패한 경기지만, 올 시즌을 앞두고 포항 지휘봉을 잡은 최진철 감독으로서는 실험과 점검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확인한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포항은 이 경기를 마치고 오는 29일 귀국, 오는 2월9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치르는 ‘2016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플레이오프(상대 미정)를 치른다.
이날 최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부리람전은 훈련 과정 중 일부분이다. 모든 포커스는 실험과 점검에 두고 경기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예고한 대로 최 감독은 전·후반 전혀 다른 멤버 구성으로 태국 전지훈련을 통해 다져온 조직력과 전술 이해도, 선수의 경기력 정도를 파악했다. 우선 전반전에는 4-2-3-1 포메이션을 기본으로 최전방에 양동현을 배치했다. 공격 2선에는 좌우측에 이광혁과 라자르를, 공격형 미드필더에는 발이 빠른 심동운을 꼭짓점에 뒀다. 이어 중원에 손준호와 조수철을 배치해 중원을 구성했고, 포백에는 왼쪽부터 김대호-김광석-배슬기-이재원이 나란히 나섰다. 수문장에는 신화용이 골키퍼 장갑을 착용했다.

눈에 띄는 점은 후반전이다. 최 감독은 후반들어 라자르를 제외한 10명의 선수를 모두 교체했다. 최전방에는 최호주를 배치했고, 공격 2선에는 유제호 정원진 라자르가 포진했다. 중원에는 김동현 박준희가, 포백에는 박선주 박준수 김원일 이남규가 나섰다. 골키퍼에는 김진영이 그라운드에 모습을 드러냈다.
사실 전반전 멤버 구성만 두고 본다면 올 시즌을 이끌어갈 핵심 자원으로 꼽히는 선수들이다. 하지만 100%의 전력이라고 보기는 힘든 상황이었다. 팀에 새로 합류한 양동현과 조수철은 지난 시즌 막판 한동안 경기에 출전하지 못했고, 태국에서 꾸준히 몸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시점이다. 때문에 이날 경기력이 상당히 떨어진 모습을 드러냈다. 기초군사훈련을 받고 동료보다 늦게 태국에 합류한 손준호도 마찬가지였다. 팀 전체 조직력에서도 아직은 시간이 더 필요한 모습이었다. 결국 전반 9분 옛 동료인 모리츠와 34분 다닐로 올리베이라에게 헤딩골을 허용하며 0-2로 뒤졌다.
신인들을 대거 기용한 후반전이 오히려 활발한 움직임을 보였다. 스피드가 빠른 정원진을 중심으로 최호주 유제호가 수비 뒷공간과 측면을 쉴새없이 파고들며 부리람 수비진을 괴롭혔다. 스피드를 활용한 역습에서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후반 15분 정원진의 코너킥이 라자르의 어깨 맞고 골문으로 빨려 들어가면서 한 골을 만회하기도 했다. 동점골에는 실패했지만, 어린 선수들의 재발견은 이날 경기의 성과였다.
최 감독은 경기 후 “미흡한 경기였다. 공·수 간격과 폭을 유지하지 못하면서 상대에게 공간을 허용하며 실점을 했고, 공격 진영에서도 세밀함이 부족했다. 잦은 패스 미스, 실수 등도 보완해야할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다만 어린 선수들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한 점, 그 선수에 대한 강약점을 명확히 파악한 점은 성과”라며 “부리람전은 훈련 과정 중에 하나다. 우리가 가고자하는 방향으로 조금은 느리지만 조금씩 전진하고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다. 앞으로 우리 팀이 보완해야할 점, 선수 개개인이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명확히 보였다는 점에서도 만족한다”고 밝혔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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