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신의 관심' 윤승열, 미래의 김태균 꿈꾼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6.01.29 13: 01

한화 5년차 무명 1루수 윤승열
첫 해외 캠프, 1군 목표 도전
"쟤가 괜찮을 거야". 

28일 일본 고치 시영구장. 한화 선수들이 라이브 배팅·피칭을 앞두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을 때 김성근 감독의 시선이 어느 한 선수를 향했다. 열심히 배트를 돌리고 있는 이 선수를 보곤 김 감독은 "쟤가 괜찮을 것이다. 방망이 치는 게 좋다"고 관심을 보였다. 등번호 96번, 내야수 윤승열(23)이었다. 
지난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0라운드 전체 92순위로 한화에 지명된 좌투좌타 내야수 윤승열은 아직 1군 무대를 밟아보지 못한 무명의 선수. 하지만 지난해 2군 퓨처스리그 올스타로 발탁됐고, 시즌을 마친 뒤에는 상무·경찰청 및 프로 2군 선수들로 구성된 연합팀에 발탁돼 아시아 윈터리그도 뛰었다. 
그리고 올해 고치 스프링캠프 명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스프링캠프를 해외에서 치르는 건 윤승열에게 첫 경험이다. 이곳에서 윤승열은 시쳇말로 '굴림'을 당하고 있다. 연일 1루에서 바바 토시후미 수비코치에게 강도 높은 펑고를 받고 있고, 타격에서도 나머지 배팅 훈련까지 유니폼은 흙투성이가 됐다. 
윤승열은 훈련 중에도 쉴 새 없이 한국말과 일본말을 괴성과 함께 내뱉어 주위 사람들을 배꼽 빠지게 한다. 하지만 그만큼 불안함을 이겨내기 위한 몸부림이라고도 볼 수 있다. 그는 "(중간에) 한국으로 갈 것 같아 불안하다. 첫 캠프라서 죽겠다는 각오로 하고 있다. 각오를 하고 온 만큼 버틸 것이다"고 말했다. 
윤승열은 180cm 80kg으로 선수로는 크지 않은 체격이지만 1루 포지션을 맡고 있다. 발이 빠르지 않아 중학교 때부터 1루를 봤다. 그러나 장타력을 필요로 하는 1루 포지션에서 작은 사이즈는 핸디캡이 있었고, 프로 지명 순위도 뒤로 밀렸다. 4년간 1군 무대를 밟지 못할 정도로 철저히 무명으로 지냈다. 
하지만 올해 캠프를 통해 당당히 백업 1루수로 도전장을 던진다. 윤승열은 "김태균 선배님과 같은 초중고 후배다. 함께 훈련하며 볼 수 있다는 게 신기하고 존경스럽다. 항상 잘한다고 옆에서 다독여 주신다"며 "롤 모델도 김태균 선배님이다. 당장 선배님 수준이 될 수 없지만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김성근 감독의 눈에 들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윤승열은 "감독님께 존재를 알리고 싶다. 기술적으로 타격 정확성을 더 키우고, 멀리 치는 것이나 변화구 대처 능력도 보완해야 한다. 수비에서도 발이 느리기 때문에 빠르게 움직이려 한다. 나름대로 갖고 있는 것을 살려보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계속된 2군 생활로 포기할 법도 했지만 윤승열은 묵묵히 준비 중이다. "부모님께서 할 수 있는 데까지, 끝까지 해보라고 말씀하셨다. 일단 1군에 한 번 올라가고 싶다. 지금은 힘들지만 훈련을 마치면 뿌듯함이 느껴진다. 언젠가 내 실력도 늘 것이라고 믿는다. 지금은 특별할 것 없는 선수이지만 특별한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파이팅하겠다". 윤승열은 미래의 김태균을 꿈꾸며 밝게 웃어보였다. /waw@osen.co.kr
[사진] 고치=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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