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가 성공하기 위해 뛰어난 실력 못지 않게 한국 무대 적응 여부가 관건이다. 1998년 외국인 선수 제도 도입 이후 성공 사례로 꼽히는 선수들 모두 한국 문화에 빠르게 녹아 들여 최고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외국인 선수 초대 홈런왕 출신 타이론 우즈(당시 두산)의 통역을 맡았던 조성일 두산 구장관리팀 부장은 "우즈가 한국에 처음 왔을때 젓가락으로 단무지를 정확히 집어 먹는 모습을 보며 성공을 예감했다"고 말했다.
괌 1차 캠프에서 만난 콜린 벨레스터(삼성)가 능숙한 젓가락질을 선보이며 식사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즈의 일화가 떠올랐다. 더욱이 나무젓가락보다 쇠젓가락을 사용하는 게 더 어려운데 벨레스터는 젓가락의 종류를 가리지 않고 익숙하게 다뤘다.

벨레스터는 "아내가 요리하는 걸 좋아하는데 한국, 일본, 대만 요리 등 아시아 요리도 많이 해줬다. 그래서 김치가 많이 익숙하다. 개인적으로 불고기도 좋아하는데 한국에서 많은 음식을 먹어보고 싶다. 조쉬 린드블럼(롯데), 에반 믹(전 KIA), 태드 웨버(전 NC) 타 구단에서 뛰었던 선수들 또한 한국 음식이 맛있다고 하던데 기대된다"고 말했다.
벨레스터는 이어 "열린 마음으로 이것저것 도전하는 게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가족들도 새로운 걸 많이 시도하고 한국 문화에 대한 기대가 크다. 문화 적응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외국인 선수들에게 타격 또는 투구 자세 수정을 요구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메이저리그 출신 선수들은 국내 무대의 수준을 상대적으로 낮게 보고 자신만의 야구 스타일을 고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벨레스터는 이와 거리가 먼 스타일에 속한다. 그는 "우리 팀에는 좋은 선수들이 많아 내가 가진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 갖춰져 있다고 생각한다. 무조건 잘 하고 싶은 마음 뿐"이라고 말했다.
벨레스터는 국내 무대에서 성공하고자 하는 의지가 남다르다. 구단 관계자는 "벨레스터는 선수 본인이 한국에서 뛰고 싶다고 구단에 먼저 연락한 케이스"라며 "벨레스터는 한국에서 뛰고자 하는 열의가 아주 강하다. 동기 부여가 확실하다"고 전했다. 그만큼 투수 파트 코치들의 조언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다.
2014년 평균 자책점(3.18) 및 탈삼진(180개) 1위에 등극했던 릭 밴덴헐크(현 소프트뱅크)과 비슷한 유형의 투수라고 자신을 소개한 벨레스터. 빠른 문화 적응과 국내 야구의 성향을 존중하는 만큼 성공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