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일본] 권창훈의 사이다골, 하지만 축포 아니었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1.31 01: 34

‘해결사’ 권창훈(22, 수원)은 가장 중요할 때마다 터졌다. 하지만 한국은 너무 일찍 축포를 터트렸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축구국가대표팀은 31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에게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은 먼저 두 골을 넣고도 후반전 세 골을 허용해 허무하게 졌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한국은 8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출발은 시원했다. 해결사 권창훈이 있었다. 전반 20분 진성욱이 머리로 떨어뜨려 준 공을 권창훈이 오른발 발리슈팅으로 연결했다. 호쾌한 슈팅은 수비수 몸을 맞고 굴절돼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에 시원한 우승을 안긴 통쾌한 선제골이었다. 

이번 대회서 권창훈은 가장 중요할 때마다 골을 터트리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권창훈은 우즈베키스탄과의 1차전서 후반 60분 투입되며 조커 역할을 톡톡히 했다. 예멘과의 2차전은 권창훈의 진가가 유감없이 발휘된 한 판이었다. 그는 전반에만 내리 세 골을 뽑아 해트트릭을 완성하며 공격본능을 뽐냈다. 한국선수의 올림픽 예선전 해트트릭은 1992년 이후 무려 24년 만이었다. 
권창훈의 공격력은 요르단전에서도 빛났다. 문창진의 결승골은 권창훈의 왼발에서 시작됐다. 전반 22분 권창훈이 좌측에서 크로스를 올렸다. 수비수를 통과한 공을 류승우가 살짝 내줬다. 쇄도하던 문창진이 그대로 오른발로 밀어 넣어 선제골을 터트렸다. 권창훈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공격의 시발점 역할을 톡톡히 했다.   
가장 중요할 때마다 권창훈은 시원한 골을 뽑았다. 1-1로 대치하던 카타르와의 4강전서 권창훈은 후반 44분 시원한 사이다 슈팅으로 결승골을 뽑았다. 황희찬의 도움과 문창진의 추가골까지 터져 한국이 결승에 진출했다. 그리고 운명의 한일전에서 권창훈은 또 다시 선제골을 터트렸다. 
결승전을 앞두고 일본 언론은 “한국은 걸출한 스트라이커가 없다. 4골을 기록 중인 권창훈이 에이스 역할을 해주고 있다”며 권창훈에게 강한 경계심을 보였다. 이번 대회서만 5골을 몰아친 권창훈은 아메드 알라앨딘(카타르, 6골)에 이어 득점 2위에 오르며 맹활약했다. 가장 중요할 때마다 터진 권창훈은 한국축구에 시원한 청량제였다. 
문제는 수비였다. 한국은 후반전에만 내리 세 골을 내줬다. 특히 첫 실점 후 불과 1분 만에 추가골을 내줬다. 2-0에서 두 골을 내준 한국은 정신력이 와르르 무너졌다. 권창훈 등의 선전도 실점 앞에 의미가 없었다. 
본선무대를 앞둔 한국은 공격력은 인정을 받았다. 다만 후반전 세 골을 내준 허술한 수비보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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