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를 위해 형들이 한 발 더 뛰었다. 하지만 결과는 아쉬웠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축구국가대표팀은 31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에게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은 먼저 두 골을 넣고도 후반전 세 골을 허용해 허무하게 졌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한국은 8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한국은 카타르와 4강전 문창진의 세 번째 마무리 골을 도왔던 황희찬이 결승전에 뛰지 못했다. 황희찬은 소속팀 잘츠부르크의 요청으로 팀에 복귀한 상황이었다.

결승전을 뛰지 못하는 황희찬은 “한일전은 절대 질 수 없다. 승리뿐이다. 최근 위안부 할머니의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역사적인 부분도 있다. 마지막 경기에서 무조건 이겨야한다”며 형들에게 승리를 부탁했다.
일본 언론은 황희찬의 발언을 ‘스포츠를 정치와 결부시켰다’는 이유로 비판했다. 일본 언론 ‘라이브 도어’는 30일 “결승전을 앞둔 황희찬이 위안부 문제를 꺼냈다. 한국 선수가 축구와 전혀 관계없는 정치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2년 런던올림픽 한일전에서 미드필더 박종우가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써진 보드를 가지고 달렸다. 결전 직전 이명박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것도 일본을 도발하는 행위였다. 1996년 올림픽 예선에서도 김영삼 전 대통령이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언급한 사실이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이 매체는 “한국은 뭔가 잘못 생각하고 있었다. 20년의 세월이 지났지만 한국은 아무것도 변하지 않았다. 예전에는 독도 문제를 제기하고 이번에는 위안부 문제를 거론했다. 스포츠에 정치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천박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숙명의 결승전에서 한국은 권창훈과 진성욱의 연속골로 2-0으로 앞서나갔다. 신태용 감독은 진성욱을 중용해 황희찬이 없는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황희찬이 없다는 위기가 한국을 하나로 더욱 단단하게 뭉치게 했다. 전반까지 나무랄 데 없는 경기였다.
하지만 한국은 후반전에만 내리 세 골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2-0으로 리드하고 있다는 안도감이 독으로 작용했다. 한 번 수비가 무너지자 걷잡을 수 없었다. 아직 경험이 적은 어린 선수들이기에 어쩔 수 없었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태극전사들은 잘 싸웠다. 황희찬의 사이다 발언은 한일외교문제로 속상했던 국민들의 마음을 시원하게 달래줬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