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가 소득과 과제를 동시에 얻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23세 이하 축구국가대표팀은 31일 새벽(한국시간) 카타르 도하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 챔피언십 결승전에서 숙적 일본에게 2-3으로 역전패를 당했다. 한국은 먼저 두 골을 넣고도 후반전 세 골을 허용해 허무하게 졌다. 비록 준우승에 그쳤지만, 한국은 8회 연속 올림픽 본선진출의 쾌거를 달성했다.
▲ 세계최초 8회 연속 올림픽 본선 진출

한국은 27일 카타르와의 4강전에서 3-1로 승리하며 3위까지 주어지는 2016 리우올림픽 본선 진출티켓을 거머쥐었다. 한국은 세계최초 올림픽축구 본선 8회 연속 진출이라는 대기록을 작성했다. 브라질 등 내로라하는 축구 강국조차 달성하지 못한 진기록이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1988년부터 7회 연속 올림픽에 진출했던 이탈리아는 이번에 리우행에 실패하며 기록이 깨졌다.
한국은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 최초로 본선무대 진출에 성공했다. 한국은 1948년 8월 2일 멕시코와 역사적 올림픽 본선 첫 경기서 5-3으로 승리한다. 8강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8강전서 스웨덴에게 0-12로 치욕의 대패를 당하며 탈락한다.
한국축구의 두 번째 도전은 1964년 도쿄 올림픽이었다. 체코슬로바키아(1-6패), 아랍연합공화국(0-10패), 브라질(0-4패)과 C조에 속한 한국은 3전 전패로 탈락하고 만다.
8회 연속 본선진출의 시작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이었다. 개최국 자동진출로 티켓을 얻은 한국은 2무 1패로 아쉽게 탈락한다. 한국은 ‘아시아의 호랑이’라는 별명답게 꾸준히 올림픽 본선무대를 두드렸다. 하지만 번번이 조별리그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2012년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4위전에서 일본을 누르고 사상 최초 동메달의 쾌거를 이뤘다.
역대 최약체라는 말까지 들었던 신태용호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제 한국은 리우 본선무대서 2회 연속 올림픽 메달에 도전하게 됐다.

▲ 에이스로 떠오른 권창훈
이번 대회를 통해 권창훈은 명실상부 올림픽대표팀의 에이스로 급부상했다. 권창훈은 예멘과의 2차전 해트트릭으로 폭발했다. 한국선수의 올림픽 예선전 해트트릭은 1992년 이후 무려 24년 만이었다.
권창훈은 요르단과의 8강전서 문창진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이어 카타르와 4강전서 후반 44분 결승골을 뽑았다. 권창훈은 일본과의 결승전서 다시 한 번 선제골을 터트렸다. 비록 한국이 역전패를 당했지만, 에이스 권창훈의 진가는 확인할 수 있었다.
이밖에 3골을 터트린 문창진, 폭주기관차 같은 돌파력을 선보인 황희찬, 결승전에서 깜짝 활약한 진성욱 등은 모두 이번 대회를 계기로 스타로 떠오른 선수들이었다. 신태용호가 남은 시간 더욱 조직력을 가다듬는다면, 올림픽에서 더 뛰어난 전력을 갖출 것이 분명하다.

▲ 불안한 수비, 대책 필요하다
신태용호의 공격력은 합격점을 줄만하다. 매 경기 선제골을 터트리며 상대를 압박했다. 문제는 불안한 수비였다. 특히 수비집중력이 한 방에 와르르 무너지는 장면이 여러 번 노출됐다. 한국은 이라크와의 2차전서 선제골을 넣고도 후반 추가시간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해 비겼다. 카타르와의 4강에서도 수비가 공격수를 완벽히 놓쳐 동점골을 허용했다.
일본전은 방심으로 수비집중력이 더 떨어졌다. 두 골을 먼저 넣은 것이 독이 됐다. 너무 일찍 축포를 터트린 한국은 후반전 22분과 23분 연속 실점을 했다. 이어 13분 뒤 다시 결승골을 먹었다. 불과 14분 동안 세 골을 실점했다.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다.
아직 올림픽 본선까지는 시간이 있다. 한국은 수비에서 대책이 필요하다. 올림픽 같은 큰 무대서 활약하기 위해서는 수비에서 구심점이 될 수 있는 베테랑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연제민이 혼자 맡은 짐이 너무 무겁다. 신태용 감독은 베테랑 수비수를 와일드 카드로 합류시키는 방법을 통해 수비조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보인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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