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모르는 이승엽, 끊임없는 변화 추구하는 이유는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6.01.31 10: 29

진선미(眞善美). 인문학이 추구하는 기본 가치다. '나는 누구인가'(진), '어떻게 살아야 되는가'(선), '죽음을 어떻게 맞이할까'(미) 하는 게 그것이다.
삼성 라이온즈 운영 위원이자 류중일 감독의 주치의를 맡고 있는 칠곡 킴스연합의원 김기형 원장은 "이승엽 선수는 인문학이 추구하는 교훈을 실천하는 선수"라고 표현했다. 김기형 원장은 "선수로서 근력이 저하되고 배트 스피드가 떨어진다는 걸 자각하고(진) 배트를 어깨 뒤로 눕혀서 배트 스피드의 저하를 보완하고(선) 2년 뒤 은퇴를 염두에 두고 여러가지 준비(미)를 하고 있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이승엽은 또 한 번 변화를 선택했다. 지난해 데뷔 후 최고 타율(.332)을 달성했으나 장타 생산에 대한 아쉬움을 지울 수 없었다. 괌 1차 캠프에 참가 중인 이승엽은 "타구를 좀 더 멀리 보내기 위해 변화를 주기로 했다. 땅볼을 줄이고 타구를 띄울 수 있도록 하려고 한다. 타격 자세를 바꿔 장타 생산 능력을 끌어 올리는 게 아니라 스윙 궤적을 일부 수정해 타구에 스핀을 좀 더 준다고 할까. 아직은 시작 단계이기에 섣불리 이야기하는 게 조심스럽지만 시도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승엽에게 만족이란 건 없다. 그는 끊임없는 변화를 추구하는 이유에 관한 물음에 "현재의 모습에 만족한다면 야구가 재미없을 것 같다. 외국인 투수들의 수준도 더 높아지고 여러가지 상황이 계속 바뀐다. 똑같이 하면 안된다. 그렇기에 조금씩 변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이어 "나이가 들면 체력은 떨어지겠지만 다른 부분에서 조금씩 변화를 추구해 현상 유지시켜야 한다고 본다. 나이가 들면 향상되는 건 더디지만 추락하는 건 한 순간"이라고 덧붙였다.
타자에게 빠른 순발력 만큼 이나 중요한 게 시력이다. 그중에서도 움직이는 물체를 정확하게 볼 수 있는 동체 시력이 좋아야 정확한 타격을 할 수 있다. 이승엽은 수 년전부터 루테인, 빌베리 등 영양제를 꾸준히 섭취하는 등 시력 보호에 신경을 많이 쓴다. "야구 선수에게 눈이 가장 중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야구를 그만 두는 게 시력 저하 때문이다. 이를 최대한 늦추기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게 이승엽의 말이다.
이승엽에게 변화는 무엇일까. "살아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다. 프로는 성적으로 보여줘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그렇기에 변화를 주는 건 당연하다".
그는 "프로 선수이기에 좋은 성적을 거두지 못하면 다음 시즌이 시작될때까지 힘든 시기를 보내게 된다"면서 타율 3할 30홈런 100타점을 목표로 내걸었다. 이는 이승엽에게 최소한의 자존심과도 같다. "요즘 후배들이 목표에 관한 물음마다 '우승'이라고 대답하는데 그건 당연한 것이다. 개인이 잘 해야 팀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개인 성적이 뛰어나야 한다. 나이가 있지만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만큼의 결과를 보여주고 싶다. 야구에 대한 욕심은 끝이 없다"고 말했다.
예년보다 페이스가 빠른 편. 이승엽은 3년 전의 아쉬움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 서서히 페이스를 끌어올리려고 한다. "항상 시즌 개막전을 하루 이틀 앞두고 '1주일만 더 늦춰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자주 했었는데 이젠 시즌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들게끔 하고 싶다.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도 열심히 준비해 4월 1일 정규 시즌 개막전 첫 타석에서 100%의 컨디션을 발휘할 수 있도록 확실히 준비하겠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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