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현 감독의 바뀐 훈련 철학
컨디션 관리로 순조로운 캠프 소화
kt 위즈의 훈련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

kt는 팀 창단 이후 꾸준히 강훈련을 소화해왔다. 이제 막 프로에 입단한 선수들로 팀을 꾸렸고, 1군 경험은 없었다. 당장 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는 건 끊임없는 훈련뿐이었다. 1군 진입을 앞두고도 마찬가지였다. 지난해 일본 미야자키에서 캠프를 차려 훈련에 열중했다. 야간 훈련은 물론이고, 휴일에도 훈련조가 배정될 정도였다.
하지만 올해 스프링캠프에선 다소 다른 풍경이 연출되고 있다. 스케줄만 본다면 다른 구단에 비해 빡빡하다. 오후 5~6시는 돼야 하루 훈련이 끝난다. 저녁에는 야간 훈련조가 배정된다. 고참들도 예외 없이 야간 훈련을 소화한다. 그러나 긴 일정 속에서도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 오버 페이스를 막고, 부상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조범현 감독은 31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투산의 키노 스포츠콤플렉스에서 “훈련을 무작정 많이 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선수들의 컨디션에 따라서 해야 한다. 배팅 훈련이 힘들 때는 5~10분 간 멈춰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 감독은 “원래는 연습을 안 하면 불안했다. 일단 연습을 해놓고 보자라는 생각이었지만 이제는 변했다. 안 좋을 때 해봐야 잘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아직도 이상적인 훈련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조 감독은 “13~14시간 훈련해서 다 좋아지면 좋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라면서 “지금은 나름대로 훈련 기준을 정립해가고 있다. 지금까지는 이런 분위기로 가는 게 베스트이지 않나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조 감독은 이날 훈련 상황을 꼼꼼히 지켜보며 특정 선수를 잠시 훈련에서 제외시켰다.
그 주인공은 29일 실전 피칭으로 70개의 투구수를 소화한 조무근이었다. 조 감독은 투수 수비 훈련을 하는 과정에서 정명원 투수 코치를 불러 “조무근을 한 번 빼라”라고 지시했다. “전날 실전 투구를 해서 긴장도 많이 했을 것”이라는 게 조 감독의 설명. 훈련이 끝난 후 조 감독은 조무근의 몸 상태를 물었고, 조무근은 “어깨가 조금 무겁습니다”라고 답했다. 적절한 시점에 훈련량을 조절해준 셈이었다.
지난해에 비하면 선수들의 체력 상태가 좋다. 훈련량을 조절한 것도 있지만, 선수들의 철저한 준비도 한 몫 하고 있다. 조 감독은 “겨울 동안 선수들에게 훈련 매뉴얼을 주고 알아서 하라고 했는데, 대부분의 선수들이 몸을 잘 만들어왔다”라며 흡족해 했다. kt 선수들은 달라진 훈련 풍경 속에서도 묵묵히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krsumin@osen.co.kr
[사진] 투산(애리조나)=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