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르노삼성 SM6, 절실함이 만든 경쟁력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6.02.02 09: 16

“세상의 기준을 따르던 시대에서 세상이 당신의 기준을 따르는 시대로.” 르노삼성자동차가 6번째 선보이는 신규 라인업 SM6를 출시에 즈음해 제작한 홍보 영상의 카피라이트다. “중형차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겠다”는 슬로건으로 출시의 변을 던진 차가 SM6다. 
1일의 SM6 미디어 시사회 현장. 장소도 하필이면 현대자동차그룹의 사옥이 길 건너편에 보이는 서울 서초구 양재동 aT센터다. “세상의 새로운 기준이 되겠다”는 카피와 aT센터라는 행사 장소는 상징성을 함축하고 있었다. 하나는 SM6의 ‘존재의 이유’이며 또 하나는 SM6가 ‘극복해야 할 대상’이다. SM6가 르노삼성자동차의 재건을 위한 몸부림에서 탄생했고 그 경쟁의 대상은 바로 거대 자동차그룹으로 성장한 현대자동차라는 설정이었다. 
SM6는 오는 3월 정식 출시를 앞두고 있는 차로 2월 1일 겨우 사전 예약에 들어갔다. 그런데 분위기는 벌써 세상의 중심에 선 것처럼 후끈하다. 경비절감을 위해 후륜 서스펜션에 토션빔을 썼다는 논란에서부터 시작해 상세 스펙과 가격 발표에 이르기까지 업계와 소비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이끌었다. 

1일의 미디어 시승행사도 이러한 관심과 미묘한 열기 속에서 진행 됐다. 시승에 나온 취재진은 그 동안 논란이 됐던 항목들을 하나하나 체크하느라 분주했고, 르노삼성자동차 관계자들 사이엔 시험 점수를 기다리는 학생들처럼 긴장감이 흘렀다. 결론부터 말하면 SM6는 ‘절실함의 경쟁력’을 갖춘 ‘가성비의 결정체’였다.
처음부터 절치부심 권토중래를 부르짖으며 탄생한 차였다. 르노삼성자동차가 갖고 있는 전 역량을 결집해 탄생한 차였다. SM6의 가치를 결정하는 핵심 요소들 즉, 디자인, 퍼포먼스, 편의사양은 가격을 기반으로 판단될 수밖에 없다. 시승행사 하루 전날 발표 된 SM6의 가격표는 차의 핵심 가치들을 단박에 한차원 높여 놓았다. 
르노삼성자동차는 SM6의 가격을 트림별로 2,325만 원~3,250만 원으로 책정했다. 현대자동차의 쏘나타가 2,245만 원~3,190만 원, 같은 르노삼성의 SM5가 2,250만 원~2,920만 원인 것과 비교하면 ‘중형차의 새 기준을 세우겠다’는 슬로건의 의미를 깨닫게 해 준다. ‘합리적인 가격에 양질의 차를 탈 수 있게 하겠다’는 선언이었던 셈이다. ‘권토중래’를 각오한 자, 그만큼 절실한 이들만이 취할 수 있는 전략이다. 
개별 트림의 가격을 보면 주력 볼륨 모델인 가솔린 2.0 GDe는 PE 2420만 원(이하 부가세 포함), SE 2640만 원, LE 2795만 원, RE 2995만 원이며, 가솔린 터보 1.6 TCe는 SE 2805만 원, LE 2960만 원, RE 3250만 원이다. 그리고 LPG 모델인 2.0 LPe는 SE 2325만 원, LE 2480만 원, RE 2670만 원이다. 
▲ 인상-낮은 자세 
SM6의 자세는 넓고 낮았다.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전고가 1460mm로 전장 4,850mm, 전폭 1,870mm와 이룬 비율이 ‘낮은 자세’로 눈에  들어온다. 쏘나타 1,475mm, SM5가 1,485mm의 전고를 보이고 있어 수치상으로도 확인이 된다. 
SM6의 ‘낮은 자세’는 뒷 모습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전면 인상을 좌우하는 C자형(괄호를 열고 닫는 듯한) 풀 LED 헤드램프 와 뒤태를 책임지는 리어램프의 배열은 모두 ‘낮은 자세’가 돋보이도록 디자인됐다. 헤드램프의 LED 시그너처는 좌우폭을 확장하는 효과를 내고 리어램프의 수평지향 구조는 중력을 거스러지 않겠다는 겸손함을 강조하는 듯하다. 
▲ 내관-미래지향적
실내는 나파가죽 소파를 적용해 전반적으로 고급스러워졌다. 대시 보드도 가죽 느낌의 소재로 스티치 처리를 해 기계가 주는 차가움을 배제했다. 센터콘솔의 디자인도 고급차에서 받을 수 있는 세련미가 있었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것은 8.7인치 S-링크다. 소형 태블릿 PC가 떡하니 센터페시아에 자리잡고 있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풀터치 태블릿이 차의 여러 장치를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음악을 켜고, 풍량을 조절하며, 내비게이션을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스마트폰 테더링으로 연결을 하면 전화를 받고, 문자를 읽어 주는 기능도 한다. 
세대에 따라서는 아날로그 방식에 비해 낯설어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스마트기기에 익숙한 이들은 S-링크의 직관성에 환호했다. 안드로이드 기반의, 차량 제어에 최적화 된 스마트기기인 S-링크 시스템은 미래지향적 방향성을 읽게 했다. 스마트폰 스트리밍 서비스를 그대로 이용할 수 있는 멀티미디어 시스템도 젊은층에 크게 어필할 요소다. 
5가지 모드로 변형 가능한 7인치 TFT 계기반, 야간 운전시 차량의 실내 분위기를 좌우할 수 있는 5-컬러 앰비언트 라이팅, 운전자의 운전 취향을 설정해 버튼 하나로 적용 가능하게 한 드라이버 프로파일 등은 차와 운전자 사이의 유기체적 교감을 가능하게 했다. 
▲ 후륜 서스펜션-이 논란은 왜 생겼을까? 
SM6가 공개 되던 시점에 터진 후륜 서스펜션의 ‘토션빔’(르노삼성은 토션빔의 단점을 개선 한 시스템을 개발해 AM링크라는 이름을 붙였다) 논란은 “일단 차를 타보고 나서 이야기 하자”는 말로 정리가 됐다. 시승행사에 참가한 기자들도 이 논제를 예민하게 체크했다. 양재동 aT센터에서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있는 르노삼성자동차 중앙연구소를 오가며 내린 결론은 “그 간의 논란이 ‘소모적인 가치 논쟁’에 불과했다” 였다. 
르노삼성이 개발한 AM링크는 충분히 제 구실을 하고 있었다. 멀티링크가 갖고 있는 장점을 100% 대체할 수는 없겠지만 운전자가 직접 느낄 수 있는 ‘토션빔 기반’의 단점을 찾기는 어려웠다. ‘토션빔’ 논란의 본질도 가격 설정과 궤를 같이 한다. SM6의 가격대라면 부품 논쟁 보다는 ‘가성비’가 더 높게 평가받아야 할 항목이 됐다. 정식 출시도 안 한 차를 두고 존재감만 높여 준 의미없는 가치 논쟁이 돼 버렸다. 
논란의 와중에서 되레 부각 된 시스템도 있다. SM6는 조향장치에 R-EPS를 썼다. 최근 일부 차종에서 결함 가능성이 제기 된 MDPS 보다 한 차원 높은 조향편의장치다. R-EPS는 차량의 속도를 감지해 속도에 따라 스티어링휠이 가벼워지거나 무거워지게 해 안정성을 높였다.
▲트림-1.6터보 vs 2.0 가솔린 
SM6의 시승행사에는 가솔린 1.6리터 GDI 터보 엔진을 장착한 차량(TCe)과 가솔린 2.0리터 GDI 엔진을 탑재한 차량(GDe)이 동원 됐다. 다운사이징의 세계적 트렌드를 우리나라 자동차 시장에 앞서 도입한 르노삼성이다. 배기량에 대한 관념을 버릴 때가 무르익었다. 두 차는 엔진만 빼면 나머지 구성은 똑같다. 가격대는 1.6리터 터보(TCe)가 400만 원 가량 비싸다. 르노삼성도 SM6의 대표모델로 TCe를 밀고 있다. 
400만 원의 차이는 어디서 오는 걸까? ‘운전의 즐거움’이었다. 1.6리터 터보를 스포츠모드로 달리면 수준 높은 퍼포먼스 차량이 제공하는 주행성능을 만끽할 수 있었다. 스포츠카를 모는 듯한 배기음은 배기구가 아닌 실내 스피커에서 운전자에게 전달 됐다. 배기음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스피커로 전달해 주는 ‘커스텀 엔진 사운드’ 시스템이 운전하는 재미를 북돋았다. 
가솔린 1.6 터보의 제원은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26.5kg.m, 복합연비 12.8km/ℓ (17인치 타이어 기준)이고 가솔린 2.0 GDI는 150마력, 20.6kg.m, 복합연비 12.3km/ℓ (16인치, 17인치 타이어 기준)이다. 수치가 보여주는 차이 이상의 ‘운전하는 즐거움’이 TCe에 내재 돼 있었다. 상대적으로 GDe는 무시할 수 없는 가격 경쟁력 속에 고배기량 특유의 여유를 갖고 있었다. 
절실함이 만들어 낸 경쟁력을 SM6는 분명히 갖추고 있었다. 중형차의 새로운 기준이 될 지 아닐 지는 소비자가 판단할 몫이 됐다. 프랑수아 프로보 르노삼성자동차 사장은 “SM6는 지난 5년간 정성을 다해 준비한 프리미엄 중형 세단의 새로운 기준 제시 차량이다. 국산은 물론 수입 중대형 차량 구매자에게 가장 경쟁력 있는 세단으로 자신있게 추천 드린다”고 시승행사에서 말했다. /100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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