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란 딛고 새 출발, 몸 상태 자신
플로리다 최고 기대주로 우뚝
가능성을 믿고 뽑았다. 그리고 SK는 플로리다의 따뜻한 햇살 속에 그 가능성을 또렷하게 확인하고 있다. 예상보다 1군 전력화가 더 빠를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흐른다. FA 보상선수로 지명한 우완 조영우(21)가 그 흐뭇한 시선을 모으고 있는 주인공이다.

조영우는 지난달 15일부터 미 플로리다주 베로비치의 히스토릭 다저타운에서 열리고 있는 SK 1차 전지훈련에서 가장 두각을 드러낸 젊은 투수로 손꼽힌다. 김용희 SK 감독은 기대를 걸 만한 젊은 투수들에 대해 조영우의 이름을 일찌감치 포함시켰다. 김원형 투수코치 역시 “조영우를 비롯, 어린 투수들이 전지훈련에 처음 참가해 기대 이상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며 조영우를 대표적인 선수로 거론했다.
사실 겨울이 복잡했던 조영우다. 조영우는 FA 자격을 얻어 한화로 이적한 정우람의 보상선수로 SK 유니폼을 입었다. 이제 3년차에 접어드는 조영우로서는 머릿속이 복잡해질 수밖에 없는 시간이었다. 조영우도 처음에는 “혼란스러웠다”고 털어놓는다. 조영우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라 처음에는 사실 현실감이 없었다. 시간이 좀 지나고 생각해보니 한화를 떠나는 것이 섭섭하고 힘든 일이었다”라고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 몸을 부지런히 움직였다. 머릿속을 깨끗하게 비우는 데는 훈련만한 것이 없었다. 조영우는 “새 팀에 적응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다. 하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나에게 주어진 또 다른 기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긍정적으로 생각하면서 야구에만 몰두하고자 했다”고 달라진 마음가짐을 설명했다. 겨우 내내 충실하게 몸을 만들었고 그 결과 최상의 상태로 전지훈련에 참가할 수 있었다. 그런 노력은 캠프에서의 호평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개 투수들은 지금 단계에서 몸 상태를 서서히 끌어올리는 수순을 밟는다. 하지만 조영우는 이미 몸을 거의 다 만든 상태로 플로리다행 비행기를 탔다. 조영우는 몸 상태에 대해 “100%다. 아픈 곳도 없고, 모든 훈련을 100% 소화할 수 있는 컨디션이다. 이를 시즌까지 유지할 수 있도록 철저히 관리하는 것이 목표”라고 당당히 말했다. 신체조건이 좋고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조영우에 대한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는 페이스다.
우선적인 과제는 팀 적응이다. 조영우는 “새로운 팀에 적응하고자 노력을 많이 하고 있다. SK의 팀 스타일에 하나씩 맞춰가고 있다. 좋은 코치님들과 선배님들의 조언 속에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면서 “세트 포지션에서 슬라이드 스텝이 느린 편이다. 그것을 보완하는 연습을 하고 있다. 스로잉 또한 투수코치님들의 지도 속에 내것을 만들어가고 있는 중이다. 변화구는 슬라이더를 가다듬는 것에 집중하고 있다”고 캠프를 중간 점검했다.
발걸음이 가벼운 조영우의 올 시즌 목표는 거창하지 않다. 조영우는 “당면한 과제는 오키나와 2차 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플로리다에 간 투수들이 모두 오키나와에 갈 수 있는 것은 아닌 만큼 지금의 호평에 만족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다. 좀 더 큰 목표에 대해서도 ‘차근차근’의 심정을 드러냈다. 조영우는 “오키나와 캠프 합류를 이루면 시범경기까지 버티는 것이 목표고, 그 목표를 이루면 올 시즌 되도록 많은 1군 경기에 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이야기했다. 발걸음과 부담에서의 압박을 모두 가볍게 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지금 페이스를 이어간다면 충분히 달성 가능한 목표가 될 수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