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터뷰] 이재성, "ACL 우승하면 해외 진출 명분 생길 것"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6.02.03 05: 59

이재성(24, 전북 현대)은 지난해 K리그에서 가장 뜨거웠던 선수 중 한 명이다. 데뷔 2년 차임에도 뛰어난 실력을 바탕으로 선두를 달리는 전북의 핵심 선수로 분류됐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부름을 받아 A대표팀에 승선한 뒤에도 승승장구해 동아시안컵 우승의 핵심 멤버가 됐다.
이제 관심사는 이재성의 해외 진출이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몇몇 팀들이 이재성을 지켜보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팬들도 언제까지 국내에 잡아둘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 자연스럽게 이재성이 언제쯤 K리그를 떠나 해외로 진출하는가에 관심이 모이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이재성은 자신의 해외 진출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 해외 진출 이야기가 나온다.

▲ 해외 진출은 항상 상상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지, 어떤 리그가 내게 맞을 것인지 잘 모르겠다. 2년 전 전북에 입단했을 당시에도 그런 것들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살아남겠다는 생각만 하고 뛰었다. 날 필요로 하고 내가 뛸 수 있는 구단으로 가는 것이 목표라고 할 수 있다.
-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한 뒤에 해외로 나가겠다고 했는데?
▲ 모든 사람들이 2011년 대회 때의 준우승을 기억한다. 최강희 감독님을 비롯해 선수들과 팬들이 모두 기억하고 아쉬워한다. 난 그 때 전북에 없었지만, 전북에 입단한 이후로 같이 느끼고 있다. 내가 뛰었다면 평생을 잊지 못했을 것이다. 그만큼 모두가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원하고 있다. 우승한 뒤에 모두와 함께 즐거워하는 걸 상상한다. 그 상상이 올해 현실로 이루어졌으면 한다. 그렇게 되면 해외 진출의 명분도 생기지 않을까 싶다.
- 해외 진출을 바라는 만큼 은퇴한 박지성에 대한 느낌도 다를 것 같다.
▲ 대학교에 다닐 때만 해도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잘 몰랐다. 그러나 프로에 데뷔하고 대표팀에 소집되면서 느끼는 것이 달라졌다. 지성이형이 걸은 길은 정말 대단하다. 어떻게 그곳까지 갔는지, 노력을 얼마나 했는지를 알게 됐다.
- 해외에서 뛰는 대표팀 동료들 경기를 보기도 할텐데?
▲ 경기를 많이 보지는 못한다. 주로 프리미어리그를 많이 본다. 시청자 입장에서는 경기장의 시야가 넓게 보인다. 그래서 가서 잘 뛸 수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러나 정작 경기에 뛰면 다를 것이다. 해외에서 뛰는 동료들이 내 피지컬을 걱정한다. (기)성용이형은 잉글랜드로 바로 넘어오지 말고 다른 곳을 거쳐서 경험을 쌓은 후 오라고 조언을 해주셨다. 아직은 무엇이 중요하고, 어떻게 해야하는지 모르겠다. 일단 전북에서 열심히 뛰고 최강희 감독님과 상의를 하면 잘 풀릴 것이라고 본다.
지난해 초 아시안컵에서 활약한 이정협(울산 현대)은 슈틸리케 감독의 황태자라는 소리를 들었다. 그 바통은 이재성이 이어 받았다. 아시안컵 이후 K리그를 관전하며 새로운 선수 찾기에 몰두했던 슈틸리케 감독은 이재성을 선발해 대표팀의 주축 선수로 키웠다. 이재성은 지난해 13차례의 A매치에 뛰며 해외 선수들과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보였다.
- 7년 만에 우승한 동아시안컵의 주역이다.
▲ 유럽파가 소집되지 않아 새로운 선수들이 많이 뛰었다. 모든 선수가 대표팀에 대한 자부심을 강하게 느꼈고,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똘똘 뭉쳤다. A매치에 데뷔하는 선수들이 많았는데, 내가 3월에 데뷔했을 때가 생각이 났다. 당시 동료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 나도 그런 부분에서 도움이 되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동료들의 데뷔골을 돕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런 것들이 우승으로 이어졌다. 우승을 차지한 다음날이 생일이었는데 정말 큰 선물이었다.
- 러시아 월드컵 진출과 출전을 노리는데?
▲ 축구 선수라면 대표팀이 되는 것, 그리고 월드컵 무대를 밟는 것이 가장 큰 꿈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대표팀에서 활약했다고 하지만, 약한 상대들과 경기를 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대표팀에 가서 처음부터 강한 상대를 만나면 기가 죽을 수도 있다. 내 입장에서는 대표팀이란 곳에 적응한 것은 큰 수확이라고 생각한다. 난 행운이 많은 것 같다. 결국 올해가 관건이다. (3차예선에 들어가면) 대표팀에서의 내 실력이 드러날 시간이다. 그리고 강한 상대와 평가전을 하면서 내 실력과 위치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 대표팀에서 가장 붙어보고 있는 국가는 어딘가?
▲ 스페인과 한 번 경기를 해보고 싶다. 스페인의 모든 선수들이 매우 패스를 잘한다. 슈틸리케 감독님도 공의 점유 시간을 늘리고 경기를 운영하는 것을 좋아하신다. 그런 점에서는 최고의 팀이 스페인이다. 어떻게 다른가 경기를 뛰면서 느껴보고 싶다. /sportsh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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