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동력 야구' 변화 넥센, 맞춤형 라인업 완성
서건창-고종욱, 김하성-임병욱 '더블 스틸' 노린다
넥센 히어로즈가 '뛰는 야구'의 구체적인 청사진을 그려가고 있다.

넥센은 올 겨울 많은 장타자를 잃었다. 4번타자 박병호(53홈런)와 5번 유한준(23홈런)이 팀을 떠났고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팀내 홈런 2위 브래드 스나이더(26홈런)도 재계약에 실패했다. 우타 거포 박헌도(8홈런)도 요긴한 자원이었으나 2차 드래프트 시장에 나왔다.
지난해 넥센 팀 홈런 203개 중 110개를 친 4명이 모두 팀을 이탈했다. 넥센은 여기에 새로운 외국인 타자 대니 돈을 영입해 4번을 메울 계획이지만 대니 돈은 거포라기보다는 중장거리 타자. 넥센이 올해 뛰는 야구를 할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그래서 염경엽 감독은 올해 "전원 그린라이트"를 선언했다.
현재 미국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시에서 팀 스프링캠프를 이끌어가는 염 감독은 시즌 주전 선발 라인업을 완성했다. 서건창과 고종욱이 테이블 세터를 맡고 이택근과 대니 돈, 윤석민이 클린업 트리오에 들어갔다. 그 뒤를 김민성, 김하성, 임병욱, 박동원이 받친다는 계획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발빠른 타자들이 묶여 있다는 점. 염 감독은 1,2번과 7,8번에서 함께 나가 뛰어주며 상대를 2배로 흔들어주기를 바랐다. 둘 중 한 명이라도 출루를 하면 뛸 가능성이 높아지고 둘 다 출루에 성공하면 뒤 타순은 더 해결사 역할이 쉬어지는 셈이다.
서건창은 지난해 부상으로 도루 9개에 그쳤으나 2014년 48개의 도루를 성공했고 고종욱과 김하성은 지난 시즌 나란히 팀내 도루 공동 1위(22개)였다. 올해 처음으로 주전에 발탁돼 고척돔 중견수 자리를 누빌 임병욱이 '도둑들' 반열에 올라선다면 상하위 타순이 상대 정신을 빼놓을 수 있다.
넥센은 최근 2년 사이에 비해 클린업 트리오 자원이 많이 빠져 나가면서 해결사 능력자의 탄생도 기다리고 있어야 하는 상황. 여기에 나가서 뛰려면 발빠른 선수들의 컨택 능력까지 좋아져야 한다는 전제를 달고 있다. 전체적으로 멀리 치는 대신 빠르고 정확하게 치는 타법으로 변신하고 있다.
주장 서건창은 "뛰는 야구의 필요성에 대해 선수들 모두 공감하고 있다. 선수들 자신이 나가서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알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얼굴들의 절실함과 팀 전체적인 시즌 공략법 변화가 올해 넥센의 살 길을 열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