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선수가 양쪽 모두 없는 ‘토종 맞대결’ 혈투에서 흥국생명이 웃으며 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흥국생명은 3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여자부 KGC인삼공사와의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테일러가 빠진 가운데 이재영 김수지 이한비 등 토종 공격수들이 고루 활약하며 세트스코어 3-2(25-21, 21-25, 22-25, 25-17, 15-9)로 역전승을 거뒀다.
4연패에서 탈출한 흥국생명(승점 38점)은 4위권 팀들과의 승점 격차를 8점으로 벌리며 한숨을 돌렸다. 반면 역시 외국인 선수 헤일리의 결장 공백이 있었던 인삼공사(승점 17점)은 분전했으나 3연승에 실패하며 승점 1점에 만족해야 했다.

두 외국인 선수(헤일리, 테일러)가 모두 부상으로 빠진 가운데 흥국생명은 이재영이 24점, 김수지가 21점, 이한비가 14점을 올리며 분전했다. 김수지는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인삼공사는 김진희가 서브 에이스 3개를 포함해 24점을 올리며 대분전했으나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김진희 역시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을 경신했다.
외국인 선수 없이 맞붙은 두 팀은 1세트부터 치열한 힘겨루기를 벌였다. 초반은 흥국생명의 분위기가 좋았지만 지난 경기(현대건설전 3-2 승)의 분위기를 이어간 인삼공사도 이내 추격전을 벌이며 따라 붙었다. 20-20까지 이어진 팽팽한 경기는 이재영이 끝냈다. 20-20에서 오픈 공격을 연거푸 성공시키며 2점 리드를 안긴 이재영은 24-21에서 또 다시 오픈 공격을 꽂아 넣으며 팀의 세트 승리를 이끌었다. 이재영은 1세트에서 8득점, 공격 성공률 66.66%로 활약했다.
2세트에서는 인삼공사의 초반 기세가 거셌다. 흥국생명의 서브 리시브가 흔들리는 사이 공격수들이 호조를 보이며 6-1까지 치고 나갔다. 여기에 블로킹까지 가세한 인삼공사는 흥국생명을 쉴새없이 흔들며 17-9로 앞서 나가 사실상 세트 승기를 잡았다. 이후 흥국생명의 끈질긴 수비에 크게 고전하기는 했으나 장영은의 연속 득점이 고비 때 터지며 끝내 25점에 먼저 이르렀다.
3세트에서도 인삼공사의 기세가 이어졌다. 끈질긴 수비로 버티는 가운데 주축 선수들이 고루 공격에 가세하며 차분히 점수를 쌓아 나갔다. 인삼공사는 13-10에서 한수지의 오픈 공격, 조송화의 범실, 장영은의 오픈 공격과 백목화의 블로킹까지 터지며 19-12로 앞서 나갔다.
흥국생명도 만만치 않았다. 인삼공사의 득점을 19점에 묶어둔 흥국생명은 이재영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고 인삼공사의 범실까지 겹치며 연속 7득점, 기어이 19-19 동점을 만들었다. 하지만 인삼공사는 김진희라는 해결사가 있었다. 20-20에서 오픈 공격에 이어 서브 득점까지 연달아 기록하며 인삼공사를 끌고 나간 김진희는 문명화의 블로킹으로 이어진 23-20에서 다시 서브 득점을 기록하며 팀을 이끌었다. 인삼공사는 24-22에서 문명화가 이재영의 공격을 가로막으며 3세트를 가져왔다.
그러나 흥국생명은 4세트 들어 이재영이 팀 공격을 이끄는 가운데 이한빈가 반대편 날개에 가세하며 인삼공사의 수비진을 무너뜨리기 시작했다. 인삼공사는 3세트까지 위력을 발휘하던 블로킹 벽이 허물어지며 어려운 경기를 했다. 흥국생명은 13-10 상황에서 김진희의 공격 범실, 이재영의 오픈, 정시영의 퀵오픈, 이한비의 연이은 오픈 공격 등 공격수들이 힘을 내며 18-11까지 점수차를 벌린 끝에 승부를 마지막 세트로 몰고 갔다.
결국 마지막에 웃은 것은 흥국생명이었다. 초반부터 기세를 올리며 힘을 낸 흥국생명은 체력이 현저히 떨어진 인삼공사에 4~5점차의 여유있는 리드를 유지하며 승점 2점과 함께 연패를 끊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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