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로저 괴력’ 삼성화재, 대한항공 꺾고 기사회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2.03 21: 58

무릎 부상에도 불구하고 괴력을 과시한 괴르기 그로저를 앞세운 삼성화재가 대한항공을 잡고 3위 싸움에 불씨를 남겼다.
삼성화재는 3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20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그로저의 맹활약에 힘입어 세트스코어 3-1(25-21, 24-26, 25-16, 25-22)로 이기고 벼랑 끝에서 탈출했다. 4위 삼성화재(승점 48점)는 3위 대한항공(승점 52점)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차를 4점으로 좁혔다. 3연패에서도 탈출했다. 반면 대한항공은 선두권 추격에 실패하며 4연패에 빠졌다.
무릎 건염 증상으로 이번 경기 출전조차 불투명했던 그로저는 이날 스스로 출전 여부를 결정한 뒤 경기에 들어와 33점을 올리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공격 성공률은 56%, 트리플크라운에 블로킹 하나가 모자랐다. 최규엽이 10점, 지태환은 블로킹 3개를 포함해 9점을 보탰다. 반면 대한항공은 김학민(22점) 모로즈(23점) 쌍포가 분전했으나 연패를 끊지는 못하고 삼성화재의 추격을 허용했다.

1세트부터 접전이 벌어졌다. 대한항공은 김학민, 모로즈의 쌍포를 앞세웠고 삼성화재는 무릎이 약간 좋지 않은 그로저의 비중을 줄이는 대신 최귀엽 류윤식 등 레프트 공격수들을 십분 활용하며 맞섰다. 삼성화재는 16-16에서 그로저와 류윤식의 연속 블로킹으로 먼저 2점을 앞서 나갔다. 이어 그로저가 3연속 공격 득점으로 삼성화재의 해결사 몫을 책임지며 차분하게 득점을 쌓은 끝에 25-22로 1세트를 가져갔다. 부상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다던 그로저의 화끈한 기선 제압이었다. 그로저는 1세트에서 10득점과 공격 성공률 90%를 기록했다.
2세트에서도 치열한 접전이 이어진 끝에 양팀은 20점까지는 양보 없이 점수를 쌓아 올렸다. 승부가 갈린 것은 듀스로 돌입한 24-24였다. 김학민의 퀵오픈으로 다시 1점을 앞서간 대한항공은 마지막 순간 삼성화재의 리시브가 흔들려 토스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그로저의 어정쩡한 공격이 라인을 벗어나며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3세트에서는 다시 힘을 찾은 그로저를 앞세워 삼성화재가 초반 1~2점을 앞서 나갔다. 12-12에서는 그로저의 시간차, 최귀엽의 퀵오픈, 그로저의 블로킹, 최귀엽의 퀵오픈이 연달아 들어가며 16-12까지 앞섰다. 잠시 그로저가 김학민과의 충돌로 코트 밖에 나오기는 했으나 삼성화재는 흔들리지 않았다. 대한항공도 한선수와 모로즈를 빼고 4세트를 대비했다.
대한항공은 4세트 들어 모로즈와 김학민의 맹활약, 그리고 삼성화재의 단조로운 공격 루트를 블로킹으로 차단하며 13-10으로 앞서 나갔다. 그러나 삼성화재도 11-14로 뒤진 그로저의 서브 포지션에서 연속 4득점을 하며 역전에 성공했다. 이어진 17-15에서는 이민욱의 서브 득점, 그로저의 후위 공격으로 점수차를 더 벌렸다. 대한항공은 이렇다 할 반격 동력을 찾지 못한 반면 삼성화재는 속공까지 살아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skullboy@osen.co.kr
[사진] 대전=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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