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의 험난한 경쟁, 마이너 계약의 의미는?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2.04 13: 00

지명타자 크루스, 1루수 린드 고정
마이너 계약, 구단 의도는 보험 성격
 일본을 떠나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한 이대호(34)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가 보장된 길은 아니다.

시애틀은 4일(한국시간) 이대호와의 1년 계약 사실을 공식 발표했다. 스프링캠프 초대가 포함된 마이너 계약이며, 경쟁을 통해 메이저리그 로스터에 진입하면 인센티브를 포함해 최대 400만 달러를 받게 된다.
하지만 마이너 계약을 맺고 400만 달러를 모두 챙기는 것이 쉽지는 않다. 계약의 세부적인 내용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메이저리그에서 뛸 경우 최대 400만 달러라면 그렇지 못할 경우 몸값은 훨씬 낮은 수준이 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대호가 들어갈 수 있는 자리는 1루수밖에 없다. 지명타자 자리에는 대체 불가인 넬슨 크루스가 있다. 지난해 152경기에 출장한 크루스는 타율 3할2리, 44홈런 93타점으로 팀 타선을 이끌었다. 올해 역시 시애틀에서 가장 기대가 큰 타자다.
1루수 역시 주전은 애덤 린드로 고정된 상황이다. 냉정히 말하면 린드는 다른 선수와 경쟁하지 않고 1루를 차지할 수 있다. 2015 시즌 밀워키 브루에서 뛰었던 그는 149경기 타율 2할7푼7리, 20홈런 87타점으로 주전 1루수급 성적을 냈다. 검증된 린드는 부상만 없다면 자리를 내줄 가능성이 적다. 2016 시즌 연봉도 800만 달러로 이대호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의 2배다.
사실상 좌투수가 선발로 나올 때 출전하는 플래툰 1루수 혹은 백업 1루수, 대타 요원 자리가 현재로서는 현실적인 목표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 자리를 놓고는 뉴욕 양키스 최고의 유망주 출신인 헤수스 몬테로, 가비 산체스와 경쟁하는 판도다. 린드가 장기 결장할 부상을 당하면 이들 중 하나가 주전으로 도약할 확률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그럴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들과의 경쟁은 해볼 만하다. 몬테로는 1년 전 빅리그에서 38경기 출장에 그쳤고, 타율 2할2푼3리, 5홈런에 머물렀다. 한때 메이저리그 올스타였던 산체스는 일본 라쿠텐 골든이글스에서 66경기 타율 2할2푼6리, 7홈런으로 부진했다. 일본 성적은 이대호의 압승이다.
구단의 관점에서 마이너 계약은 일종의 보험이다. 400만 달러가 낮은 금액이라고만 볼 수는 없지만 그것도 선수가 빅리그에 올라와야 유효한 것이다. 마이너 계약이라는 것은 험난한 경쟁을 뚫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이대호가 스프링캠프를 통해 자신의 장점을 증명하며 린드의 짝이 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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