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판왕 도입’ SK의 빅보드, 배경과 과제는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2.04 12: 59

전 세계 최대 규모 전광판 설치 진행
압도적 크기, 컨텐츠 개발에도 박차
적극적인 리모델링으로 새 단장을 하고 있는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 ‘끝판왕’이 뜬다. 세계 최대 수준으로 만들어질 전광판, ‘빅보드’가 그것이다. 구장 리모델링의 마지막 단계를 밟고 있는 가운데 SK는 이제 이 어마어마한 크기의 전광판을 채울 컨텐츠 개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K는 4일 구단 보도자료를 통해 “인천광역시와 공동으로 전 세계 야구장 가운데에서 최대·최고 수준의 전광판을 설치한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SK는 “인천광역시와 SK와이번스는 2002년 개장 당시에 설치되었던 기존 전광판의 노후화에 대한 문제점을 공감하고, 전광판을 통해 팬들에게 다양한 재미와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고자 작년에 인천SK행복드림구장의 전광판 교체를 결정했다”라고 덧붙였다.
문학구장의 위수탁사업자로 선정된 뒤 SK는 구장 시설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비교적 최근 완공돼 프로야구장 중 시설 측면에서는 가장 좋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이도 옛 이야기다. 각 지방에 최선시설로 무장한 동생들이 들어서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투자가 없으면 이 명예를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이에 SK도 팬 서비스 차원에서 고민을 거듭한 끝에 2년에 걸쳐 리모델링 사업을 벌여 반격에 들어갔다.
지난해에는 포수 후면석(라이브존) 및 전용 라운지를 설치했고 좌석을 뜯어 고쳤다. 여기에 음향설비도 새로 했다. 경기장 곳곳에 총 175개의 스피커를 설치, 메이저리그식 분산형 시스템을 구축해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에만 공사비가 약 40억 원이 들었다. 올해 설치할 대형 전광판은 1단계 리모델링의 마지막 단계다. 전광판 공사비만 약 70억 원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SK와 인천광역시가 의기투합해 공사비를 절반씩 부담한다. 공사는 이미 시작됐으나 계약 등 세부 조율 단계를 거쳐 이날 공식 발표했다.
이미 지난해 발주가 들어가 팬들에게 알려지기도 했던 이번 전광판 설치는 그 규모부터가 압도적이다. 가로 63.398m, 세로 17.962m, 총 면적 1,138.75㎡ 규모다. 이는 MLB 구단 중 가장 크고, 전 세계 비디오 스크린으로 범주를 확장했을 때도 23번째 크기인 시애틀 세이프코 필드의 전광판 총 면적(1,061.34㎡)보다 더 크다. 규모만 보면 전 세계 야구장 어느 곳보다도 큰 전광판이 들어서는 셈이다.
국내 야구장과 비교하면 최근 대형 전광판 설치로 팬들의 눈을 사로잡았던 부산 사직야구장보다 면적 기준으로 2배가량이 더 크다. 올해 신축될 대구 라이온즈파크의 전광판(가로 36m, 세로 20.2m)의 면적과도 비교를 불허한다. 이미 인천SK행복드림구장은 기존 좌우에 하나씩 있던 전광판 철거 작업을 진행 중이며 시범경기부터 운영에 들어가 2016년 개막전이 열릴 4월 1일 kt전에 공식 오픈할 예정이다.
단순한 ‘세계 최대’ 전광판 설치로 끝날 일은 아니다. 크기가 어마어마한 만큼 그 크기에 얼마나 적절한 컨텐츠를 넣느냐가 더 큰 문제다. 아무리 좋은 전광판이라고 하더라도 컨텐츠가 부실하면 식상해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큰 돈을 들여 만든 전광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라는 비난만 들을 수 있다. 한 구단 관계자도 “전광판 규모로 팬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시기는 4월까지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눈에 익숙해지면 크기만으로는 팬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없다는 의미다.
이에 SK는 최신 ICT기술로 기존의 전광판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경험을 팬들에게 선사할 계획이다. 이번 전광판 사업자로 삼성전자를 선택한 것도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라는 굴지 통신·전자 기업들의 노하우를 최대한 집적시키겠다는 의도 또한 깔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순히 야구장 전광판을 넘어 지역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는 의지도 숨어 있다.
SK 관계자는 “기초적인 기록 제공 등 전광판 본연의 기능은 물론 팬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연동형 전광판 등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있다. 이러한 아이디어는 시즌이 끝나는 10월까지 하나씩 차례차례 팬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