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섬세한 심리축구'로 새도약 노린다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6.02.05 06: 59

지난해 6월 캐나다에서 열린 여자월드컵대표팀은 큰 각광을 받았다. 불가능 할 것 같았던 16강에 진출한 윤덕여호에 큰 조력자가 있었다. 그 주인공은 여자 선수들의 감정을 잘 컨트롤 했다. 특히 윤덕여호가 코스타리카와 조별리그 2차전을 무승부로 마치고 분위기가 가라 앉자, '왜 그래? 월드컵 끝났어? 스페인 이기면 조 2위다!'라는 문구를 각 방에 붙여둬 '다시 해보자'는 분위기를 끌어냈다.
큰 관심을 받은 주인공은 바로 윤영길 코치. 한국체육대학 스포츠심리학과 교수인 그는 2003년 K리그 프로 선수들을 대상으로 심리상담을 시작했고 남자 17세 이하 대표 선수들의 상담을 맡기도 했다. 여자 대표팀과는 지난해 5월 베트남 여자 아시안컵부터 본격적으로 대표팀에 도움을 줬다.
선수들의 심리를 꿰뚫은 윤영길 교수는 울산의 겨울 전지훈련에도 참가하고 있다. 매일 오전 울산 선수들은 윤영길 교수의 강의를 듣는다. 단순히 이야기를 듣는 것이 아니다. 직접 강의에 참가하며 순도 높은 효과가 나오고 있다.

윤 교수 강연의 핵심은 팀의 목표와 가치, 전지훈련의 목표를 명확히 전달하고 공유하는 데 있다. 감독의 의도와 동료간의 생각들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윤 교수는 선수들과 직접 면담을 통해 개개인의 정신력 역시 진단하고 처방할 계획이다.
4일 열린 강의에서도 선수들이 직접 발표를 통해 동료들에게 자신의 속내를 털어 놓았다. 심각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심리적인 안정감을 찾기 위해 서로 돕고 노력하는 것. 상생하는 길을 찾는 것이다.
윤 교수는 이미 지난 시즌 막판 울산 선수들에게 자신의 노하우를 건넸다. 그 결과 울산은 시즌 막판 11경기 무패를 거뒀다. 심리적인 안정을 통해 경기에서 최고의 능력을 발휘하게 된 것.
윤영길 교수의 이야기는 원론적인 것 부터 맞춤 처방까지 이루어 진다. 물론 궁극적인 목표는 축구를 소중히하면서 실생활에서도 이어지는 것이다.
윤 교수는 "울산 선수들에게 축구가 전부다. 따라서 자신에게 전부인 축구를 소중히 하고 사랑하다 보면 다른 삶에서도 변화가 온다. 그 부분이 선수들에게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면서 "이를 바탕으로 사회 전반이 바뀔 수 있다. 선수들의 심리적 안정을 통해 얻어지는 것이 많다. 앞으로 더 자주 찾아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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