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L 스카우트, "20년 전에 비해 크게 성장"
"박병호, 또 하나의 표본될 것" 관심
메이저리그(MLB) 무대에서 한국 타자들이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추신수와 강정호에 이어, 올해만 5명(박병호 김현수 이대호 최지만 이학주)이 MLB 문을 두들긴다. 이렇게 MLB 내 아시아 최대 세력을 구축한 한국 타자들이 꾸준히 큰 무대에 적응하고 있으며 앞으로 더 각광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와 눈길을 끈다.

최근 오승환이 입단한 세인트루이스의 아시아 지역 스카우트인 제프 이시이는 4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과의 인터뷰를 통해 한국 타자들의 달라진 위상을 전했다. 20년 전까지만 해도 수준 이하였던 한국 타자들이 진화를 거듭한 결과, 지금은 앞으로의 밝은 미래를 점칠 수 있을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이 인터뷰의 요지다.
오승환 영입 과정을 이끈 주축 중 하나이기도 했던 이시이는 현재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으며 1년에 세 차례 정도로 아시아를 찾아 선수들을 관찰한다. 경력이 제법 있는 베테랑이다. 이런 이시이가 최근 아시아 시장의 특징 중 가장 먼저 뽑은 것은 바로 한국 타자들의 성장이었다. 이시이의 이런 강한 자신감은 세인트루이스가 강정호 박병호의 포스팅시스템(비공개경쟁입찰) 참여의 원인이 됐다는 게 MLB.com의 소개다.
아시아 지역 국제 스카우트를 점차 강화하고 있는 세인트루이스는 현재 한국과 일본 프로리그의 모든 경기를 영상으로 담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본토의 스카우트 책임자들이 필요할 때 언제든지 해당 선수의 활약상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 아시아 스카우트들은 직접 현지를 찾아 선수들의 인성이나 평판 등 사소한 부분까지 확인한 뒤 보고서를 올려 최종 결과를 기다린다.
그리고 강정호가 대성공을 거두고 박병호가 흥행몰이를 함에 따라 세인트루이스의 시각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MLB.com은 이시이가 “한국 선수들이 향후 MLB 타자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시이는 박병호의 올 시즌 성적이 세인트루이스로서는 또 하나의 표본이 될 것이라 예상했다. 박병호의 적응이 그 다음 한국 타자들을 평가하는 리트머스 종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시이는 “내 생각에 박병호는 분명히 적응해야 할 부분들이 있다. 그의 스윙을 조정해야 하고 몸 상태에 대한 준비에도 적응해야 한다”라면서 “내 생각에는 그가 강정호처럼 성장의 시간을 가질 것으로 본다. 강정호는 지난해 매우 좋지 않은 봄(스프링캠프를 의미)을 보냈으나 4월과 5월 거치며 매우 잘 적응했다”고 평가했다. 비교적 긍정적인 논조다.
이시이는 “20년 전의 한국 타자들을 돌이켜보고 그들의 변화를 보면 매우 재밌을 것”이라면서 “개인적으로 그들은 계속 적응할 것이라고 본다”며 한국 타자들의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향후에도 MLB에 도전할 만한 한국 타자들이 계속 나올 것이라는 믿음이다.
실제 불과 10년 전까지만 해도 한국 선수들의 MLB 진출은 투수 위주였다. 전업 타자로 MLB 땅을 밟은 선수는 추신수와 최희섭 정도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5년 강정호가 MLB에서 히트를 치며 인식이 바뀌었고, 올해는 박병호와 김현수가 비교적 좋은 대우를 받고 MLB 입성을 확정지었다. 목록만 봐도 우리 타자들의 성장세를 확연히 느낄 수 있다. 이 선수들의 활약이 후배들의 꿈도 키워줄지 관심이 모아진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