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h!쎈 초점]빅리거 7명 시대, 달라진 KBO리그 위상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6.02.05 05: 55

과거는 유망주 투수 편중, 지금은 타자도 가능
KBO 통한 ML 진출, 아마추어 선수 인식도 긍정적
 메이저리그 선수가 되는 방법이 달라졌다. KBO리그 위상 역시 달라지긴 마찬가지다.

과거 한국을 대표한 메이저리거 1세대는 대부분 투수였다. 박찬호, 서재응, 김선우(이상 은퇴), 김병현(KIA)은 모두 대학을 중퇴하고 프로 경력을 한국이 아닌 미국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했다. 추신수(텍사스)가 데뷔하기 전까지는 최희섭(은퇴)을 제외하면 모두 투수였다.
한국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려면 젊은 나이에 미국으로 가 마이너리그에서 경쟁을 거치는 것이 유일한 방법으로 보였다. 국내에서 직행을 노렸던 진필중(은퇴)은 뜻을 이루지 못했고, 현재 소속 팀이 없는 임창용도 미국 진출에 실패한 뒤 일본을 통해 우회하는 방식으로 뒤늦게 메이저리그 마운드를 밟은 바 있다.
KBO리그 출신으로 메이저리그를 경험해본 한국인 선수가 없지는 않았다. 구대성(시드니), 이상훈(은퇴)은 좌완이라는 이점을 살려 꿈의 무대에 입성했다. 그러나 일본프로야구에서 검증을 마친 뒤에야 미국에 갈 수 있었고, 늦은 나이에 가면서 큰 족적을 남기지는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KBO리그에서 최고가 되면 일본에 가지 않고도 메이저리그에서 생존할 수 있다. 그것을 처음으로 증명한 선수가 바로 류현진(다저스)이다. 그는 2573만 달러라는 큰 포스팅 금액을 한화에 안겨주며 새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첫 두 시즌 동안 28승을 거뒀다.
이전까지는 아마추어 유망주일 때 미국행을 선택한 투수가 아니면 자리를 잡기 힘들다는 인식도 깔려 있었다. 그러나 류현진이 그 공식을 깼고, 강정호(피츠버그)는 야수들에 대한 편견까지 완전히 뒤집었다. 그는 KBO리그 출신 한국인 야수로는 처음으로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행에 성공했다. 첫 해 성적도 126경기 타율 2할8푼7리, 15홈런 58타점으로 좋았다.
그러자 메이저리그 구단들도 망설임 없이 한국 야수들을 뽑게 됐다. 이제 포지션에 크게 구애받지 않는다. 이번 겨울 박병호(미네소타)가 포스팅에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FA 김현수(볼티모어), 오승환(세인트루이스), 이대호(시애틀)가 차례로 계약을 맺었다. 이제 투수든 타자든 도전하면 가능하다는 긍정적인 분위기가 형성됐다. 오승환과 이대호는 일본에서도 활동했지만, 박병호와 김현수는 아니다.
제일 많이 바뀐 것은 국내 아마추어 선수들의 생각이다. 예전에는 메이저리그를 꿈꾸면 위험을 감수하고 고3, 혹은 대학교 저학년 때 빅리그 구단과 계약하는 결단을 내렸다. 그러나 지금은 최고의 유망주들도 KBO리그로 온다. 국내에서 7년 혹은 그 이상 시간을 투자해 갈고 닦는 것이 어쩌면 자신을 더 빛내줄 수 있는 선택이라는 생각도 많이 하고 있다.
기존 선수들이 버티는 가운데 새로운 선수들이 가세하며 올해 메이저리그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한국인 선수들을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KBO리그 출신 선수들의 미국 내 위상도 과거 어느 시점과 비교해도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 앞으로 진출도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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