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로 日 진출로 최고 2루수 관심
정근우·서건창·박경수 주장만 3명
최근 몇 년 사이 2루수가 '핫 포지션'으로 떠올랐다. 2014년 서건창(넥센)이 2루수로는 최초로 시즌 MVP에 올랐고, 2015년에는 야마이코 나바로(전 삼성)가 48개의 홈런을 터뜨리며 외국인선수로는 처음 2루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나바로가 일본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에 입단함에 따라 2루수 자리는 춘추전국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내로라하는 특급 2루수들이 최고의 자리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2루수 주장만 3명이나 될 정도로 그라운드 안팎에서 비중이 커졌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후보는 2루수 터줏대감 정근우(한화). 이미 3차례 골든글러브를 받은 그는 FA 계약 후에도 흔들림 없이 꾸준한 활약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년만에 규정타석 3할대(.316) 타율과 함께 개인 최다 12홈런 66타점으로 활약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새 시즌을 준비하는 그는 "2루수 골든글러브에도 욕심이 난다"며 최고 2루수에 의지를 보였다.
정근우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는 2년 전 MVP에 빛나는 서건창(넥센)이다. 지난해 불의의 무릎 부상으로 두 달 넘게 쉬며 85경기에서 타율 2할9푼8리 9도루로 명성에 못 미쳤다. 시즌 막판 부상 후유증에서 벗어나 타격감을 회복했고, 올 시즌 완벽한 부활을 노린다. 최연소 주장으로 발탁된 그는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를 수 있는 몸부터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새롭게 kt 주장을 맡게 된 박경수도 주목해야 할 최고 2루수 후보다. FA 이적 첫 해였던 지난해 137경기 타율 2할8푼4리 125안타 22홈런 73타점 OPS .906으로 데뷔 최고 시즌을 보냈다. 특히 국내 2루수 중 최다 홈런과 OPS로 숨겨둔 장타력과 생산성을 뽐냈다. 그는 "더 이상 막내가 아니다. 팀이 꼴찌에서 벗어나는 게 우선이다"며 개인보다 팀을 먼저 했다.
지난해 주장으로 두산에 14년만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오재원도 있다. 지난해 개인 성적은 120경기 타율 2할8푼 11홈런 59타점 31도루. 시즌을 마친 뒤 4년 총액 38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하며 두산에 잔류했다. 주장직을 내려놓은 그는 등번호를 24번으로 바꾸며 변화를 주고 있다. "이제는 뒤에서 지원하며 야구만 하면 될 것 같아서 좋다. 재미있을 것 같다”는 것이 오재원의 말이다.
NC의 박민우도 빼놓을 수 없는 2루수 후보다. 지난해 데뷔 첫 3할대(.304) 타율과 함께 2년 연속 도루 2위에 오른 그는 공수주 삼박자를 두루 갖춘 정상급 2루수로 도약했다. 지난해 처음 골든글러브 후보에 이름을 올린 그는 더 나아가 황금 장갑의 주인공을 꿈꾼다. 그는 "골든글러브 시상식에 가보니 직접 무대에 서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이야기했다.
제2의 나바로가 될 것으로 기대 받는 SK 새 외국인 타자 헥터 고메즈도 2루수 경쟁에 있어 복병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공수주 삼박자 모두 갖춰 나바로 못지않을 것이라는 기대. 이외에도 나바로의 빈자리를 메우게 될 삼성 조동찬, 롯데의 2루수를 지켜오고 있는 정훈도 있다. KIA와 LG는 아직 주전 2루수 자리의 주인이 확실하게 정해지지 않았다. /waw@osen.co.kr
[사진] 정근우-서건창-박경수-오재원-박민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