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욱·승규’ 차포 뗀 울산, 과연 대안은 있는가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6.02.05 08: 34

울산 현대가 가장 강력한 창과 방패를 동시에 잃었다. 
울산이 자랑했던 국가대표 수문장 김승규(26, 비셀 고베)는 비시즌 J리그 비셀 고베로 이적했다. 이어 지난 시즌 18골로 득점왕에 오른 간판 공격수 김신욱(28, 전북)은 4일 공식적으로 전북 입단을 확정지었다. 울산은 2016년 엄청난 전력공백을 피할 수 없게 됐다.  
당초 김승규와 김신욱 모두 유럽리그 이적을 최우선 목표로 뒀다. 하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자 아시아로 눈길을 돌렸다. 특히 김신욱의 경우 K리그 라이벌 전북으로 이적, 울산에 치명타를 안기게 됐다.   

▲ 너무나 큰 국가대표 콤비 공백 
지난 시즌 울산은 7위로 시즌을 마쳤다. 우승후보 울산이 하위스플릿으로 처진 것은 팬들에게 매우 큰 충격이었다. 하지만 울산은 시즌 막판 8승 3무의 폭풍 상승세를 기록하며 시즌을 마쳤다. 김신욱은 18골로 득점왕에 올랐다. 비시즌 전력보강에 성공한다면 울산은 다시 한 권 대권에 도전할 수 있으리라 여겨졌다. 
김승규와 김신욱의 공백은 너무나 크다. 두 선수는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나란히 태극마크를 달았다. 정성룡(31, 가와사키 프론탈레)과 박주영(31, FC서울)의 기량에 실망한 팬들은 김승규와 김신욱의 벨기에전 활약에서 희망을 봤다.
뛰어난 반사신경을 갖춘 골키퍼 김승규는 최고의 방패다. 울산은 항상 최후의 보루 김승규가 있었기에 든든한 경기를 했다. 언제든 골을 넣을 수 있는 김신욱은 치명적 무기다. 윤정환 감독 체재서 부침이 많았지만, 김신욱은 후반기 골폭풍을 몰아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이제 두 선수는 없다. 양동현(30, 포항)과 김신욱이 동시에 이적한 울산은 공격에서 무게감이 크게 떨어졌다. 새로 가세한 국가대표 공격수 이정협(25)이 빠르게 팀에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국가대표팀에서 맹활약한 이정협이지만, 클래식에서는 검증이 필요하다. 김신욱처럼 한 시즌 내내 꾸준히 활약하며 골을 터트릴 수 있어야 한다. 
울산은 4일 베테랑 공격수 박성호(34)를 영입했다. 193cm의 장신인 그는 김신욱의 제공권 공백을 어느 정도 덜어줄 전망. 하지만 K리그에서 김신욱과 비교할 수 있는 파괴력 있는 공격수는 이동국, 데얀, 황의조 정도다. 당장은 김신욱의 빈자리가 워낙 커보인다. 
울산은 김승규의 자리에 베테랑 골키퍼 김용대(38)의 영입을 추진 중이다. FC서울 선수들이 이미 작별인사를 하는 등 김용대의 이적은 시간문제로 보인다. 김용대가 가세할 경우 김승규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다. 지난 시즌 김승규의 국가대표 차출시기를 잘 버텨낸 장대희의 성장세도 지켜볼만 하다. 
▲ 프렌차이저 두 명의 동시이탈
울산의 프렌차이즈 선수였던 김신욱과 김승규의 이적은 상징적인 의미가 매우 크다. 2009년 울산에서 데뷔한 김신욱은 7시즌 동안 232경기에 출전해 95골을 터트렸다. 그간 김신욱은 러시아, 독일, 영국 등 유럽무대 이적설이 꾸준히 제기됐으나 성사되지 못했다. 구단은 김신욱의 유럽진출을 적극적으로 돕는다는 방침이었다. 하지만 이적료 등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쳤다. 
지난 시즌 윤정환 감독이 부임하며 초반 김신욱이 벤치를 지키는 일이 잦았다. 둘 사이에 미묘한 기류가 흐르며 ‘불화설’이 제기되기도 했다. 후반전 김신욱은 골을 몰아치며 부정적 여론을 잠재웠다. 그랬던 김신욱이 다음 시즌 3연패를 노리는 전북의 최전방에 서며 울산의 우승도전에 가장 큰 장애물이 됐다. 울산팬들의 마음이 편할 리 없다. 
울산에서 태어나 현대중·고에서 성장한 김승규에게 이적은 큰 의미로 다가온다. 젊은 나이에도 불구 김승규는 울산을 대표하는 프렌차이저로 상징적 의미가 컸다. 팀의 얼굴이었던 두 선수가 동시에 빠져나가며 울산은 구단 이미지에도 적잖은 타격을 입게 됐다. 
현재 울산은 일본 가고시마에서 전지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김승규, 김신욱 시대를 마감한 울산은 새로운 선수들이 합류, 체질개선에 한창이다. 2016년 울산은 전혀 새로운 이미지로 탈바꿈할 것으로 보인다. 윤정환 감독과 베테랑 선수들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 jasonseo3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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