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 영입 전무, 최근 20년 전례 없어
2018년 FA 풍년, 美 "하퍼 영입 나설 것"
메이저리그(MLB) 최고 명문이자 그만큼의 큰 손을 자랑하는 뉴욕 양키스가 조용하다. 이례적인 움직임에 대해 현지에서는 브라이스 하퍼(24, 워싱턴) 영입을 염두에 둔 포석일 수 있다고 분석 중이다. 설득력이 있는 이야기다.

미 야후스포츠는 5일(이하 한국시간) “갑자기 절약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양키스가 장기적인 시선으로 하퍼를 지켜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양키스가 하퍼를 비롯, 향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 풀릴 대형 선수들을 영입하기 위해 실탄을 차곡차곡 모아두고 있다는 게 장문 컬럼의 요지다.
실제 양키스는 올 시즌 오프시즌이 너무 조용하다. 올해 FA 영입이 하나도 없다. 최근 20년에서는 전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물론 양키스는 사치세를 내지 않기 위해 최근 살림살이를 줄여가고 있다. 그러나 다나카 마사히로의 사례에서 보듯 필요한 포지션에는 거금을 아끼지 않았던 터라 올해 공기는 사뭇 다르다. 아롤디스 채프먼을 트레이드로 영입한 것 외에는 이렇다 할 소식이 없다.
지난 10년간 팀 연봉이 연간 2억 달러를 모두 돌파했던 양키스는 현재 팀 재정구조를 개편 중이다. 그래도 몸집이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알렉스 로드리게스, C.C 사바시아 등 특급 장기계약을 안겨줬던 선수들 탓이다. 양키스는 추가 영입을 하지 않아도 2017년 확정된 연봉이 많다. 로드리게스, 사바시아, 다나카, 제이코비 엘스버리, 브라이언 맥캔, 브렛 가드너, 체이스 헤들리, 스탈린 카스트로까지 8명에게만 1억5050만 달러를 줘야 한다.
그러나 2017년 이후에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로드리게스와의 계약이 ‘드디어’ 끝나고, 이미 하락세에 접어든 사바시아에게 돈을 줄 필요도 없다. 베테랑 선수들도 그 때쯤이면 거의 다 정리된다. 만약 다나카까지 옵트아웃을 선언한다면 의무 지불액은 더 줄어든다. 야후스포츠는 “양키스가 이런 사정을 감안, 2018년 시즌 뒤 FA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많은 언론에서 지적하듯, 2018년 말 FA 시장에는 클레이튼 커쇼, 앤드루 매커친, 호세 페르난데스, 매니 마차도, 조시 도날드슨 등 대어들이 쏟아진다. MLB 역사상 최고의 이적시장 블록버스터가 준비되어 있다. 하지만 최고봉은 역시 하퍼가 될 전망이다. 그리고 양키스는 그 하퍼에 가장 먼저 전화를 걸 만한 팀이다.
올해 내셔널리그 최우수선수(MVP)에 오르며 잠재력을 폭발시킨 하퍼는 이제 만 24세다. 요새 추세라면 FA가 되는 시점 10년 계약을 맺어도 이상하지 않다. ESPN의 컬럼리스트 짐 보든은 “만약 워싱턴이 지금 하퍼를 장기 계약으로 묶어둔다면 14년 계약에 4억 달러 이상을 줘야 할 것”이라고 주장한다. 천문학적인 숫자지만 연 평균 2500만 달러 이상의 계약이 속출하는 요즘 시세라면 이상하지 않다.
하퍼의 에이전트는 스캇 보라스다. 보라스는 대개 소속 선수들의 연장 장기 계약보다는 FA 시장에 나가는 것을 선호한다. 이렇게 하퍼 쟁탈전이 벌어진다면 몸집을 줄인 양키스는 역대 최고액을 쓸 수 있는 가장 유력한 후보다. 여기에 하퍼도 어린 시절 양키스의 팬이었다고 알려져 있다. 미 언론의 예상대로 양키스의 다이어트가 하퍼 영입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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