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연봉≠성적' 2016년, 공식은 이어질까?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6.02.06 06: 05

2015년, '팀 연봉=성적' 처참히 무너져
투자의 힘, 육성 기조 물줄기 영향줄지 관심
성적과 행복은 연봉 순이 아니었다. 지난해는 그랬다. 투자가 어느 정도의 성적으로 이어지던 초창기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다. 올해는 그런 흐름이 바뀔지도 관심사다.

각 구단의 선수 등록이 완료된 가운데 KBO(한국야구위원회)는 다음 주 이 결과를 최종 발표할 전망이다. 팬들의 관심을 모으는 부분 중 하나는 역시 연봉이다. KBO 리그가 발전함에 따라 선수들의 연봉은 계속 높아져가고 있다. 지난해는 총 140명이 억대 연봉을 받은 가운데 평균 연봉은 1억1247만 원으로 2014년(1억704만 원) 대비 5.1%가 올랐다.
올해 결과가 아직 발표되지는 않았으나 프리에이전트(FA) 선수들의 대형 계약, 그리고 주축급 선수들의 연봉 인상으로 작년보다는 높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보다 인상률이 더 높을 것이라는 일부 계산도 있다. 물론 ‘연봉=투자’라는 도식이 완벽하지는 않다. 그래도 보통 내부 FA 잔류 및 외부 FA 영입이 많은 팀은 연봉이 불어날 수밖에 없다. 이는 지난해 내부 FA 잔류에 돈을 쓴 SK(35.2% 상승), 외부 FA 영입에 나섰던 한화(33.2%)에서 어느 정도 읽을 수 있다.
그런데 성적은 꼭 연봉 순이 아니었다. 정규시즌 순위와 팀 평균 연봉 순위를 놓고 보면 1위 삼성(2015년 1억5876만 원)과 최하위 kt(5273만 원)만 동일했다. 팀 평균 연봉 2위였던 한화는 리그 6위, 3위였던 LG는 리그 9위, 4위였던 SK는 리그 5위에 머물렀다. ‘연봉 4강’ 중 성적 4강이 된 팀은 삼성이 유일했다.
반대로 팀 평균 연봉 9위였던 NC는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쳤고 8위인 KIA는 객관적인 전력 이상의 성적을 냈다는 호평을 받았다. 7위 넥센도 포스트시즌 진출에 성공하는 등 저연봉 팀들의 선전이 도드라졌다. 상위 27인 평균 연봉을 봐도 이런 비슷한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사실 KBO 리그에서는 선수에 투자를 한 만큼 성적이 좋아지는 것이 이론적이기는 하다. 인력 풀이 좁기 때문이다. 그러나 21세기 들어 각 구단들의 기조는 조금씩 바뀌고 있다. 100의 투자가 꼭 100의 결과를 이루지 못한다는 것을 간파했다. 이에 육성에 신경을 쓰는 등 ‘저비용 고효율’을 추구하는 흐름이 뚜렷하다. 하지만 여전히 투자의 힘은 유효하다. 지난겨울 한화, 롯데, NC는 이 오래된 명제를 따른 팀들이었다.
특히 지난해 포스트시즌에 나가지 못한 한화나 롯데가 올 시즌 성적표에서 돌풍을 일으킨다면 트렌드는 또 바뀔 수 있다. 상대적으로 성적이 처진 다른 팀들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이들이 성적을 내지 못한다면 육성 위주의 흐름이 대세론으로 자리를 굳힐 수 있다. 이처럼 과감하게 투자를 하는 팀, 투자보다는 육성에 좀 더 신경을 쓰는 팀으로 판도가 나뉘어져 있다는 점 또한 흥미롭다. 
화제의 중심에 섰던 한화의 경우 가집계 결과 올해 상위 27명(1군 엔트리) 평균 연봉이 역대 최초로 3억 원을 넘어서며 지난해 1위였던 삼성을 밀어냈다. 이 집계에 포함되지 않는 외국인 선수의 몸값 차이까지 생각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지난해 5위였던 롯데도 삼성을 바짝 추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팀의 올 시즌 성적이 지난해보다 유의미하게 좋아진다면, 그 자체로도 투자는 힘을 발휘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한 관계자는 “한화는 지난 3년간 아낌없는 투자를 했다. 투자가 팀 성적을 끌어올리는 등 어느 정도의 가시적인 효과를 본 만큼 올해 성적은 각 구단의 기조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오래간만에 공격적으로 시장에 나선 롯데도 마찬가지다”라면서 “앞으로 FA 시장과 외국인 몸값이 지금 수준에서 머무느냐, 더 팽창하느냐는 올 시즌 성적에 어느 정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라고 전망했다. 단순한 숫자에 많은 것이 담겨있을 수도 있다. /skullboy@osen.co.kr
[사진] 김성근 한화 감독(왼쪽)-조원우 롯데 감독.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