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르기 그로저(32)의 부상 투혼이 삼성화재의 봄배구 희망을 키웠다.
삼성화재는 6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NH농협 V리그' 남자부 5라운드 우리카드전에서 세트 스코어 3-1(21-25, 25-20, 25-17, 25-16) 역전승을 거뒀다. 그로저가 백어택 11개, 블로킹 3개, 서브 에이스 3개 포함 35점으로 양 팀 통틀어 최다 득점을 올리며 승리를 견인했다.
최근 오른쪽 무릎 통증을 느낀 그로저는 정밀검진 결과 건염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대에 손상이 가지 않았지만 점프 후 착지할 때마다 전해오는 통증은 상당했다. 봄배구 진출 여부의 분수령이었던 지난 3일 대한항공전에서 극심한 통증에도 놀라운 투혼을 발휘하기도 했다.

이날 대한항공전에서 양 팀 최다 33점을 폭발하며 삼성화재의 승리를 이끈 그로저는 이틀을 쉬고 나서 우리카드전에서도 어김없이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다. 1세트에는 세터 유광우가 그로저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볼을 다양하게 배분했지만 알렉산더를 앞세운 우리카드에 21-25로 1세트를 내줬다.
하지만 2세트부터 그로저가 본격적으로 나서기 시작했다. 1세트에 8점을 올렸으나 범실 3개로 흔들렸던 그로저는 2세트에 범실 1개를 범했을 뿐 양 팀 최다 11점을 몰아쳤다. 삼성화재도 2세트를 25-20으로 잡았다. 여세를 몰아 3세트에 연속 서브 에이스 득점 포함 9점을 올리며 삼성화재의 25-17 역전을 이끌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나선 그로저는 4세트에서 신으뜸의 오픈 공격을 가로 막으며 트리플 크라운에 성공했다. V리그 역대 100호, 시즌 18호이자 개인 5번째 트리플 크라운. 아직 무릎 통증이 가시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로저의 투혼은 그 누구도 말릴 수 없었다.
그로저를 앞세워 2연승을 달린 삼성화재는 18승11패로 승점 51점을 마크했다. 3위 대한한공(17승12패·52점)에 승점 1점차로 바짝 따라붙으며 봄배구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그로저의 눈물겨운 투혼이 없었다면 삼성화재의 봄배구 신화는 이미 끝났을 것이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동해 기자 eastse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