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빅 보이, 타격 기술 뛰어나'
기량 증명한다면 린드-이대호 체제 전망
비록 마이너리그 계약이지만 이대호(34, 시애틀)가 표면 이상의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자신의 기량만 발휘한다면 당면한 우타 1루 플래툰 경쟁에서도 승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전망이다.

지역 언론인 ‘타코마 뉴스-트리뷴’의 시애틀의 담당기자 존 맥그래스는 6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과 이대호의 계약을 다루며 마이너리그 계약 이상의 의미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또 이대호가 자신의 능력을 모두 발휘한다면 경쟁의 승자가 돼 메이저리그(MLB) 로스터에 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점쳤다.
맥그래스는 “만 33살의 선수가 왼손 투수를 상대로 한 플래툰 1루수를 희망하며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 이는 보통 텔레비전 정규 방송 일정을 끊을 정도의 중요한 일은 아니다”라면서 “하지만 이대호의 이번 계약은 모두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큰 이야기다”고 재조명했다.
관심사는 역시 1루 플래툰 경쟁이었다. 시애틀은 지난해 말 트레이드로 데려온 아담 린드가 주전 1루수로 나설 공산이 크다. 다만 왼손 투수에 약하다는 단점을 상쇄할 우타 1루수가 필요하다. 이대호를 영입한 이유다. 이대호는 헤수스 몬테로, 가비 산체스 등과 우타 1루 플래툰 요원 경쟁을 벌이고 있다. 그 중 특급 유망주 출신인 몬테로와의 진검승부가 예상된다. 계약 조건상 현실적으로 둘 중 하나는 방출될 공산이 크다.
여기서 맥그래스는 전제를 달면서도 이대호의 우위를 조심스레 점쳤다. 맥그래스는 “몬테로에게도 문이 닫혀 있지는 않다. 하지만 만약 이대호가 스프링캠프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고 한국과 일본에서 그랬던 것처럼 외야 전체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힘을 보여준다면, 시애틀은 1루 플래툰을 린드와 이대호로 시작할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그 외에도 맥그래스는 이대호가 그간 보여준 제리 디포토 단장의 노선과 상반되는 부분이 있다며 흥미를 보였다. 디포토 단장은 부임 후 운동능력이 좋은 선수들을 위주로 관심을 가져왔다. 투수친화적인 세이프코필드의 상황상 이런 방향이 더 옳다는 철학 때문이다. 하지만 이대호의 경우 디포토 단장의 성향보다는 홈런을 치는 타자를 선호했던 쥬렌식 전 단장을 연상케 하는 영입이라고 덧붙였다.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는 의미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타격 기술이라고 분석했다. 맥그래스는 “이대호는 스트라이크존에 잘 단련되어 있으며 비범한 힘을 가지고 있다”라며 이는 디포토 단장이 종종 강조했던 스트라이크존 대처 능력에 부합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맥그래스는 이대호가 투구에 대한 인식 능력도 빠르다며 타격에 있어서는 수준급 능력을 가지고 있음을 소개했다.
이대호가 일본 시절 활약했던 장면을 비디오 영상으로 분석한 맥그래스는 “이대호의 스윙은 크고 그의 미소도 크다. 또한 그간 이뤄낸 업적도 크며, 그의 심장도 크다. 신체적으로도 이대호는 한국과 일본에서 최고 야구선수로 군림하는 것보다 노즈 태클(미식축구의 수비 위치 중 중앙)과 더 어울린다”며 흥미로운 캐릭터 설명을 이어나기도 했다. /skullboy@osen.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