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바트로스, 그리고 첫 우승…LPGA는 ‘준비 된 장하나’를 기다렸다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6.02.07 10: 07

LPGA 사상 첫 파4 홀인원, 그리고 데뷔 첫 우승. 기다림은 길었지만 마침내 물꼬는 터졌다. 
LPGA의 2016 시즌 첫 바퀴가 장하나(24, BC카드)를 중심으로 돌았다. 시즌 개막전에서 알바트로스를 터트리며 화제의 인물이 되더니 2번째 대회에서는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참담할 정도의 오랜 시간은 아니지만 LPGA 우승컵과 장하나를 연결짓는 키워드는 ‘기다림’이었다. 지난 해 김세영 김효주가 불쑥불쑥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우승과의 인연은 장하나, 그녀에게만 유독 까다로웠다. LPGA 데뷔 시즌인 2015년, 장하나는 준우승만 4차례 했다. 기세좋게 치고 오르다가도 번번이 마지막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고배를 마셨다. 

그러던 그에게 2016년 시즌 개막전인 바하마 클래식은 일종의 ‘전조’였다. 바하마 클래식의 우승자는 김효주(21, 롯데)였지만 장하나의 알바트로스와, 홀컵 앞에서의 큰 절은 우승자 못지않게 골프팬들 사이에 회자 됐다. 장하나는 바하마 클래식 파4 8번홀에서 티샷이 그대로 홀컵으로 빨려들어가는 명장면을 연출했고, 좋아서 펄쩍펄쩍 뛰던 장하나는 홀컵 앞에 와서 넙죽 큰 절을 해 깊은 인상을 새겼다. 장하나가 LPGA 사상 첫 파4홀 알바트로스를 장식하는 영상과 이 상황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는 현재도 LPGA 공식 홈페이지 뉴스란을 장식하고 있다. 
기다림과의 끈질긴 인연은 코츠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도 이어졌다. 7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오칼라의 골든 오칼라 골프장(파72, 6541야드)에서 계속 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코츠 골프 챔피언십 최종라운드에서 장하나는 또다시 ‘막판 좌절’의 전철을 밟나했다.
최종라운드를 11언더파 공동 선두에서 시작했지만 전반홀 막바지까지 지루한 파행진만 이어졌다. 퍼팅에서의 불안감이 완전히 가시지 않았다. 풀려할 경기가 풀리지 않으니 9번홀에서는 보기까지 범했다. 난조는 계속 이어져 14번 홀에서 또 보기를 범한 장하나는 불운을 탓하기 직전까지 몰렸다. 그 사이 선두는 캐나다의 브룩 헨더슨으로 바뀌어 있었다. 
그러나 바하마 클래식에서의 알바트로스가 예고한 바가 있었음일까? 극적인 반전은 16번 홀에서부터 싹트기 시작했다. 2미터 남짓한 거리의 볼을 홀컵에 밀어넣었고, 그 시각 브룩 헨더슨은 보기를 범하며 순위를 원위치로 되돌려 놓았다. 되찾은 단독 선두의 자리에서 마지막 18번홀 버디를 추가하며 2위와 3타차 우승의 영광을 꽉 붙들었다. 
사실 이번 코츠 챔피언십 자체가 난관의 연속이었다. 2라운드를 채 마치지 못하게 만든 플로리다 오칼라의 궂은 날씨가 선수들의 발목을 잡았다. 장하나도 날씨로 애를 먹은 대표적인 선수였다. 2라운드를 출발도 못하고 하루 뒤로 순연해야했던 장하나는 대회 셋째날 2~3라운드를 잇달아 소화해야 했는데 그나마도 일몰로 채 마치지 못했다. 넷째날의 최종라운드도 3라운드 잔여 경기를 먼저 치른 뒤에 맞이할 수 있었다. 
그 와중에서 장하나는 와이어투와이어 우승 기록도 세웠다. 2라운드 최종 결과가 셋째날, 3라운드 최종 결과가 넷째날 집계 되기는 했지만 어쨌든 매 라운드마다 장하나의 이름은 단독, 또는 공동 선두자리에 올라 있었다. 
2년만에 데뷔 첫 우승컵을 들어올린 대회가 된 코츠 챔피언십도 지난해 장하나가 준우승에 머문 4개 대회 중 하나다. 당시에도 장하나는 1, 2라운드에서 기세를 올렸지만 막바지 최나연의 상승세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결국 LPGA는 준비된 장하나는 기다리고 있었던 셈이다. 4전5기로 우승컵을 들어올릴 장하나 앞에 온갖 난관을 마련해 극적인 반전이 이뤄지게 배경을 만들어 놓았다. 그 사이 장하나는 원어민과 다름 없는 언어 소통 능력을 갖춰 자연스러운 인터뷰가 가능해졌고, KLPGA 시절 보다 더욱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추게 됐다. /100c@osen.co.kr
[사진] ⓒAFPBBNews = News1(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