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외야수 김규민(23)은 2012년 입단한 중고 신인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기록을 남기지 못한 유망주다.
김규민은 2011년 말 신인으로 참가한 마무리 캠프에서 팔꿈치 인대에 통증을 느끼면서 2012년을 재활로 날렸다. 수술을 하면 더 오래 걸릴 것 같아 치료 재활을 택했으나 시간은 갔고 허송세월 하기 싫어 2013년 6월 현역 입대했다. 2014년 2월 결국 휴가에 맞춰 수술을 택한 김규민은 2015년 3월 제대했다.
현역 군인의 특성 상 야구선수의 몸에 맞는 재활을 할 수 없었던 김규민은 제대 일주일 후 운동 욕심에 바로 팀에 합류했으나 무리가 다시 화를 일으켰다. 오랜만에 공을 던지다보니 어깨까지 나빠진 것. 김규민은 지난해 1,2군 성적 없이 재활로 다시 한 시즌을 보냈다.

이제 더 내려갈 곳도 없다. 김규민은 악바리 같은 마음으로 이번 겨울 내내 살을 찌웠다. 지난해 11월 마무리 캠프에서 코칭스태프에 기본기가 좋다는 눈도장을 찍은 그는 12월 한 달 동안 탄산음료, 인스턴트 등을 일체 끊고 닭가슴살, 견과류만 먹으며 운동에 매달려 188cm, 87kg의 건장한 체격을 완성했다.
지난달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만난 김규민은 "전보다 힘이 훨씬 좋아졌다. 체지방은 빠지면서 근육량이 늘은 거라 힘이 붙었다. 타격할 때나 뛸 때 민첩성 등 야구에 필요한 부분이 좋아진 것 같다. 생각보다 오히려 더 민첩성이 많이 좋아졌다"고 놀라움을 드러냈다.
김규민은 현재 외야 백업 자원으로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공격보다 수비를 중요시하고 있다. 당장 1군에서 많은 기회를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백업이라도 하려면 수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강병식 코치님이랑 추가 훈련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 시즌 넥센은 유한준과 박헌도의 이탈로 외야 자원에 큰 변화가 일 조짐이다. 김규민도 이번이 기회임을 잘 알고 있다. 김규민은 "외야에 혹시 빈 자리가 생길 경우 그 자리를 형들 못지 않게 메울 만큼 실력이 돼야 하니까 더 노력하고 있다. 방망이는 찬스가 있지만 수비는 한 번 놓치면 끝이니까 잘하고 싶다"고 욕심을 전했다.
김규민은 이번이 첫 번째 스프링캠프다. 그는 "20살 신인 때 마무리캠프에 가서 팔꿈치 통증을 느끼면서 재활만 했는데 1군 형들이랑 같이 운동하니까 신기하고 좋다. 보고 배울 점도 많고 좋은 운동 습관도 익힐 수 있을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순박한 얼굴에도 한 마디 한 마디에 야구 욕심이 묻어나는 김규민이 꾸는 애리조나의 꿈이 한창 펼쳐지고 있다. /autumnbb@osen.co.kr